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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은행 vs 증권 누가 누가 잘하나?(끝)

  • 2015.09.07(월) 15:29

[고객님께 받들어 총! 자산운용]④
개별 상품 판매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 제공으로 바뀌어야
복합점포 내 은행-증권 협업은 새 대안, 현실적 한계도

전 금융업종에서 고객 자산관리 업무가 강화되면서 특히 은행과 증권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복합점포의 등장은 은행과 증권 간 경쟁보다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협업 쪽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동안의 자산관리가 개별 금융상품 판매에 그쳤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재무설계라는 개념으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복합점포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고, 내년에 도입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역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통한 개인의 금융자산 확대라는 같은 목표가 있다. 어떤 금융회사가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줄 것인지가 자산관리의 경쟁력을 판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첫 시험대

5년간 계좌 내 손익을 합해 200만 원까지 비과세해주는 ISA 도입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 자산관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예금·적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적절히 조합해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시장의 예상은 증권 쪽에 기우는 분위기다.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상품 분석 능력이나 운용능력 면에서는 은행보다는 증권사가 나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비과세되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매매차익)나 내년부터 비과세되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매매차익 환차익)를 제외하면 ISA에 넣을 수 있는 상품은 주가연계펀드(ELF),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런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얘기다.


반면 판매 채널이 많고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 그리고 증권사보다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선 은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간 고객 성향이 다른 점 등으로 인해 실제 ISA 경쟁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 또한 비등하다.

◇ 은행의 남모를(?) 복합점포 고민

복합점포는 한 자리에서 은행과 증권, 최근엔 보험서비스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에겐 획기적인 서비스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복합점포의 등장으로 자산관리 영역에서 기존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모드는 협업모드로 바뀌고 있다.

 

방향성에 대해선 모두 공감하고, 고객이나 금융지주의 입장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제도이지만 은행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 정기예금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이 금융투자 상품으로 옮기려는 니즈가 커지면서다. 자산이나 고객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옮겨가는 성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협업은 확대되고 있지만, 개별 회사 차원에서 보면 어느 한쪽의 이익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더블 카운팅제도를 통해 공동영업에 대해선 은행이나 증권 양쪽 직원 평가에 모두 반영되도록 하고 있고, 대부분 은행도 이처럼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연계영업 과정에서 은행이 금전적인 이득을 얻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선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령 은행 직원의 소개로 증권사의 상품에 가입한 경우 현행 제도에선 은행과 증권사가 수수료 수익 등을 배분(공유)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 규정상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금융회사(은행)가 거래금액이나 거래 수수료 등에 비례해 대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공동영업이 결국 은행의 자원(고객)을 증권사에 소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은행 수익은 떨어지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복합점포 안에서는 수수료 수익 등을 분배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것이 확실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아래에선 그나마 지주 정책 차원에서 밀어붙일 수 있지만, 삼성증권과 손잡고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우리은행의 경우는 다르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소개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양 회사의 이익을 모두 늘리는 쪽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대한 판단이 향후 복합점포 활성화와 추가 확대로 이어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 개별 상품판매에서 재무설계로 차별화

 


국내 정서상 은행이 자산관리나 PB 영업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자문 수수료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PB 영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늘 지적돼 온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자산관리업이 여전히 금융상품 판매와 이에 따른 판매 수수료 중심의 구조라는 점에선 금융회사 스스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신한은행이 투자자문업 등록으로 부동산 투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등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신한은행 역시 부동산 투자 자문에 그칠 뿐 전반적인 자산관리에 있어서 자문수수료를 받는 것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문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순 상품판매에서 상품조합, 자산배분, 재무설계 등 각 영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재무목표를 파악하고 이를 위한 종합적인 전략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상품 개발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도 "은행과 증권사 모두 개별 상품판매 혹은 개별 주식 중심의 운용 자문 등에 그쳤다"며 "단순한 계좌관리나 자산관리와 자문서비스는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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