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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증자]②통 큰 베팅…‘미래’를 사다

  • 2015.09.10(목) 11:28

증권가 호평 주류…대우증권 인수 관건
실패시 자금 활용처 향후 성장성 변수

'통 큰 베팅', '용감한 도전', '도약을 위한 초석'. 미래에셋증권의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유상증자 결정에 증권가에서 쏟아낸 호평이다. 한마디로 미래에셋증권이 과감히 미래를 샀다는 평가다.

 

특히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했을 때는 매머드급 초대형 증권사 탄생으로 비롯되는 증권업계 '빅 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형 투자은행(IB)로의 도약이 실제 그만큼의 수익성 확보로 이어질 지와 대우증권 인수 실패시 자금 활용처도 향후 성장성의 변수로 지목된다. 

 

◇ 미래에셋증권發 증권업계 '빅 뱅' 예고

 

유상증자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8220억원(6월 말 연결 기준)으로 늘어난다. NH투자증권(4조4979원), KBD대우증권(4조3050억원)에 이어 자기자본 기준 업계 3위로 도약한다. 3조원대의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을 모두 앞지르게 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6번째 프라임브로커로도서의 위상이 뛴다. 현행 법규상 종합금융투자사로 인가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NH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5개사만 이 면허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대우증권 인수에 나서면서 성공 고지를 밟을 경우 자본 규모가 8조원이 넘는 독보적인 국내 최대 증권사가 탄생한다. 물론 실패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빅 딜'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대규모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만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프리미엄이 부여될 수 있고 증권업종에서는 구조 개편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재료"라고 판단했다. 다만, 자산관리 중심의 미래에셋과 브로커리지 중심의 대우증권의 화학적 통합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1.2조 실탄 확보..해외로


아울러 설사 대우증권에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이 얻게 될 효과는 적지 않다.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위를 얻는 것은 물론 넉넉한 자금을 활용해 강점인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파생결합증권 발행 등에서도 여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자본확충으로 실제 자본건전성 지표도 대폭 개선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증자 후 미래에셋증권의 레버리지 비율이 955%에서 667%로 낮아지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70%에서 1069%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증권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중위험/중수익의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투자수익 개선과 고객 상품 다양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M&A 실패시 자금활용처 변수

 

하지만 유상증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번 유상증자가 제대로 빛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대우증권 인수가 결국 관건이고,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중국의 금융 그룹인 시틱(CITIC)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감안할 때 대우증권과의 시너지를 평가하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또한 현 경쟁구도를 감안할 때 매각금액이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오버슈팅할 경우 자칫 부메랑이 될 소지도 없지 않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우증권 인수경쟁 구도와 과도한 인수가격 제시, M&A 실패시 유휴자본의 활용처 발굴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 M&A 경쟁 요인 감안 시 (증자 효과를)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회사 라이센스를 가진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수익성이나 사업영역이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강승건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경쟁력을 지닌 PI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훼손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며 "자금 집행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배승 연구원도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업무 확대의 경우 해외자산 다변화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시현하고 있지만 업종내 차별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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