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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국감] 더 커진 면세점 의혹

  • 2015.09.18(금) 19:01

심사위원 명단 등 자료제출요구에 관세청 거부
관세청장 "한화 관계자 만난 적 있다"..사전접촉 의혹도

 

국정감사를 거쳤지만 의혹은 더 커졌다. 의원들은 새로운 의혹을 계속해서 추가로 제기했고, 관세청은 기존에 요구받았던 자료는 물론 추가적인 자료 요청과 정보공개 요청에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며 개인정보가 담겨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진행한 관세청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면세점 국감으로 치러졌다. 관세청이 지난 7월 10일 진행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특허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정보유출 의혹이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규 특허를 획득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는 심사결과가 발표되기 7시간 전부터 상승제한폭인 30%까지 폭등했다. 일각에서 심사정보의 사전유출 의혹이 제기됐으나 관세청은 자체감사를 실시한 결과 정보유출은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한국증권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도 별도의 조사를 진행했지만 거래소는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금융위 조사단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자료 달라는 의원들, 못 주겠다는 관세청장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면세점 심사와 관련된 자료요구가 쏟아졌다. 관세청은 물론 시장감시 당국조차 명쾌한 해답을 내 놓지 못한 상황에서 국회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달라는 요청이었지만 관세청장은 고개를 저었다.

 

김현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심사장소에 있던 관세청 직원이 심사기간 동안 257통의 외부통화와 163건의 문자, 11명과의 카카오톡 대화, 네이버 밴드 2건 등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들의 구체적인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특허심사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에 서울본부세관과 관세청에서 진행한 자체 검토내역서를 제출하라고 했고, 박범계 의원은 비공개되고 있는 심사위원들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낙회 관세청장은 "현재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를 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조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조사가 끝나면 제출하겠다"고 버텼다. 또 심사위원의 명단은 로비우려 등 공정한 심사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낙회 관세청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 "판사가 얼굴 가리면 공정한 재판되냐"

 

관세청이 입을 다물자 의원들의 목청은 높아졌다. 박범계 의원은 "심사위원이 비공개되는데 어떻게 심사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김 청장은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했을 때 사전에 업체와의 부적절한 관계나 로비의혹이 있을 수 있다. 공개시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박 의원은 "판사가 재판을 하는데 얼굴을 가리고 이름을 가리고 한다고 해서 공정성이 보장되냐"며 "현재 지상파사업자 선정을 하는 방송통신위원들도 모두 명단이 공개되고 있고, 사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주파수할당 심의위원회의 명단도 다 공개된다. 특혜사업인 면세점을 선정하는 위원회 위원명단도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회의록도 남기지 않는 깜깜이 심사"

 

박광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심사기준을 결정한 심사위원회 사전회의의 회의록이 없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합숙에 들어가기 전인 7월 8일에 심사위원회의에서 심사기준이 결정했는데 회의록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청장은 "회의록은 없다. 위원들간에 자유로운 의사개진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데 회의는 했는데 회의록을 안남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매우 심각한 문제다. 뭐가 두려워서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 관세청장, 한화 관계자 만나..홍종학, 관세청장 사전접촉 의혹 제기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김낙회 관세청장의 비리의혹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업체관계자들과 만난 적 있느냐. 한화쪽도 만난 적 있냐"고 물었고 김 청장은 "저한테 설명을 하겠다는 업체는 만난 적이 있다. 한화는 한 번 정도 만났다"고 털어놨다.

 

홍 의원은 이어 "63빌딩에서는 몇 번이나 식사했냐"고 되물었고, "두세 번 한 것 같다"는 김 청장이 답변에는 "업무추진비내역에는 안나와 있다. 경비를 누가 냈느냐. 관세청에서 사고가 나면 관세청장도 수사 대상이다. 어느 업체를 만났고 누가 비용을 댔는지 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 심재철 "롯데면세점 확장, 롯데와 사전교감 의혹"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은 지난해 있었던 롯데면세점 잠실점의 면적확장 당시까지 의혹을 확장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월 9일에 롯데백화점 잠실점 10층에 있는 면세점을 제2롯데월드로 2배 확장이전하면서 관세청에 사전승인 신청을 했는데, 승인이 나기까지의 절차에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이다.

 

심 의원은 "면세점 확장을 위해 롯데가 5월 9일에 신청을 했는데, 서울세관에서 한달이나 뒤인 6월9일에 관세청 본청에 보고했다. 그리고 7월 1일에 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승인이 났다"며 "면세점은 옮기는 장소가 특정이 되고, 사용이 가능한 장소여야만 하는데 당시 제2롯데는 공사중이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공교롭게도 서울세관이 관세청에 보고한 6월 9일에 롯데가 서울시에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한다. 서울세관의 늦장신청이 서울시에 대한 임시사용신청을 기다려준 것은 아닌지 롯데측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닌지 의문이다. 롯데측과 사전교감이 있었냐"고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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