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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 10월은 '잔인하거나 따뜻하거나'

  • 2015.09.22(화) 15:50

아부다비투자공사 실무협상 추석 이후에나 본격화
정치변수 등 연말 어수선, 가을엔 결론 내야

우리은행이 올 가을 잔인한 10월을 맞이하게 될까, 아니면 따뜻한 10월을 맞게 될까.

열쇠는 우리은행 민영화의 실마리가 될 정부와 중동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간의 매각 실무협상에 있다. 아직은 협상이 미지근한 단계이지만 낙관하는 쪽에선 오는 10~11월에 가시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초 우리은행의 투자수요 점검을 위해 아부다비(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출장 당시 해당 국부펀드의 긍정적인 검토 발언에 곧바로 매각 협상 전담팀을 꾸렸다. 금융위는 지난 6일 매각 실무협상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금융위 등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 등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심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중동 국부펀드에) 전했고, 우리은행 전반의 개요를 보낸 상태"라며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추가로 보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우리은행 안팎에서도 한가위 명절이 지난 후에야 매각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정부가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공식화하자 아부다비투자공사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은행 지분을 인수할 기회로 여기고 우리은행에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금융위와 우리은행은 이들 국부펀드가 일종의 '앵커(anchor) 투자자(중심 투자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부다비투자공사 등이 우리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면 추가적인 과점 주주 모집도 수월해질 것이란 뜻이다.

금융권과 정치권 일각에선 매각협상이 이르면 10월 정도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통상 비밀리에 진행되는 투자협상에서 이미 실명이 거론된 점은 협상의 대상자인 양측 모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협상을 오래 끌면 끌수록 부담은 커진다.

국내의 정치적인 변수를 고려해도 협상을 마냥 끌고 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오는 11~12월, 늦어도 연말 이전 경제부처와 금융당국의 수장이 바뀔 가능성도 커졌다. 국회의원 신분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장관직을 관둘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나 이번 중동 국부펀드의 의향을 직접 확인한 정찬우 부위원장 등 우리은행 민영화를 맡은 당국 수장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변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꺼져가던 불씨를 겨우 살린 참이었는데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자칫 동력을 잃어버리고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민영화를 간절히 바라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이런 변화가 일기 이전에 아부다비투자공사로부터 투자확약서를 받길 기대하고 있다. 그 시점이 10~11월인 셈이다. 만약 가격협상 등이 수월하게 진행되면 10월 쯤 투자여부 등이 가시화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엔 잔인한 10월이 될지, 따뜻한 10월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앞서 금융위 관계자는 "시한을 정해두고 하는 것이 아니어서 현재로썬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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