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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재건]②박삼구, 7천억 어떻게 모을까

  • 2015.09.24(목) 18:28

한달 내 인수자금 조달계획 제출해 검증 받아야
박 회장 "도와줄 투자자 있다..철저히 준비할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보유지분(50%+1주, 1753만8536주)을 사들이는 매매계약을 24일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알려졌던 대로 7228억원이다.
 
현재 박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 5.04%,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4.86%를 가지고 있어 이번 주식 인수가 완료되면 박 회장 일가는 금호산업 주식 59.9%를 갖게 된다.
 
박 회장은 앞으로 한 달 안에 자금조달 계획서를 채권단에 제출해야하고 이 자금 조달이 적절한가를 검증받게 된다. 이후 12월30일까지 인수대금을 지급하면 인수가 완료된다. 채권단은 계약금을 따로 요구하지 않는 대신 거래 무산시 박 회장이 5%의 위약금(361억여원)을 물도록 했다.

 

 

◇ 손에 쥐고 있는 돈은 얼마

 

박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 최대 주주로 복귀하는 것은 2009년 12월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과 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추진 발표 후 약 6년만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금 납부까지 완주해야 한다.

 

박 회장은 올 초 시작된 채권단의 지분매각 과정 내내 "순리대로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계약 직후에도 "도움을 주는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들이 있다"며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박삼구 회장이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수 백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1년 11월 장남 박세창 부사장과 함께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모두 팔아 409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뒤 세금을 제외한 3500억원 중 대부분을 금호산업(2200억원)과 금호타이어(1300억원) 유상증자 자금으로 썼다.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7.99%도 모두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어 유동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금호산업이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 금호고속 매각 '돌려막기' 카드 쓸까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진 증손회사 금호고속을 매각해 이 자금을 금호산업 인수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고속을 금호그룹에 우호적인 사모펀드 칸서스에 팔고 금호터미널이 받는 매각대금 3000여억원을 금호산업 인수자금으로 쓰는 방법이다. 순환출자 형태를 피하기 위해 중간에 칸서스와 NH농협은행이 구성한 펀드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돌려막기'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어 채권단의 자금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형제의 난'을 통해 박 회장과 갈라선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반발할 가능성도 크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지분율 12.6%)인데, 박찬구 회장 측은 아시아나의 주요주주로서 이 같은 방식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 회장 도와줄 투자자는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금융은 NH농협은행이 맡는다. 박 회장이 기존 보유주식과 인수예정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도 거론되지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관측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50%+1주의 인수가격이 7000억원대지만, 현재 주가는 그 절반 수준"이라며 "이를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받는다 해도 최대 가능금액은 2000억원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박 회장은 모자란 인수자금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채울 것이 유력하다. 우선 인수금융 주선을 맡은 NH농협은행이 FI로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군인공제회, 대상그룹 등도 박 회장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SI로 참여할 수 있는 우호세력으로 꼽힌다. 군인공제회는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지분 70%를 매입했다가 2년 뒤 박 회장에게 32.14%를 되판 전력이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부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 회장의 매제다.

 

사업측면에서 금호아시아나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신세계나 CJ 등 유통 대기업들이 SI 후보로 거론된다. 금호산업 인수전 초기에 관심을 보였던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IBK투자증권-케이스톤컨소시엄 ▲자베즈파트너스 등도 넓은 범위의 투자 가능 후보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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