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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샤오미의 성공엔 '참여감 3·3법칙' 있었다

  • 2015.09.25(금) 11:11

리완창 著 '참여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지위는 확연히 달라졌다. 창업초기 애플의 스티브잡스를 연상케하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걸친 레이쥔(雷軍)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를 두고 '짝퉁 스티브잡스'라고 했던 비웃음은 멀찌감치 사라졌다. 2015년 2분기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매율은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레이쥔의 오랜 동료이자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인 리완창(黎萬强)이 샤오미가 단숨에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된 원동력을 '참여감'이라는 책을 통해 직접 공개했다. 제품개발과 마케팅, 유통까지 창업 초부터 지금까지 회사 내부의 스토리를 상세하게 그려냈다.

 

'참여감'은 샤오미의 영혼이다. 레이쥔은 샤오미를 창업하고 회사의 전략을 수립할 당시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 '참여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경하고 만져볼 뿐 아니라 참여를 통해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한다는 통찰이다.

 

지난 2010년 창업하면서 내놓은 '미유아이(MIUI)'라는 운영체제 역시 사용자들이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MIUI 초기 사용자인 100여명의 고객들은 개발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매주 업데이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샤오미의 사용자들은 미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성도 높은 샤오미 팬들이 나날이 늘었다. 샤오미의 팬인 '미펀'(米粉)은 이제 1000만여명 규모로 커졌다.

 

샤오미 설립 초기 MIUI의 연구개발을 맡았던 리완창은 나중에는 '입소문 마케팅'을 맡았다. 리완창은 중국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SNS와 메신저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과거 이발소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공유하던 시절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샤오미의 평가가 사용자의 '입'을 타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바람을 불어 넣었다.

 

리완창은 샤오미의 입소문 전파 시스템이 동력기, 가속기, 체인 등 세 가지 핵심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좋은 입소문을 얻기 위한 동력기는 좋은 제품이다. 가속기 역할은 소셜미디어가 맡는다. 리완창은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스토리와 이슈'를 만들어 냈다. 체인은 사용자와의 관계다. 기업과 사용자와의 관계 설정에서 샤오미는 그 누구도 왕이 되는 것을 거부했다. 샤오미는 '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를 이념으로 정했다.

 

샤오미는 타 업체와는 달리 마케팅이나 판매방식에 집중하지 않았다. 단순히 사용자의 '입'에 의지했지만 이 전략은 빛을 발했다. 샤오미가 단숨에 업계 정상에 우뚝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레이쥔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 '참여감 3·3법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샤오미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공통점은 '디자인 씽킹'이라고 볼 수 있다. 리완창은 스스로를 두고 디자이너라고 규정한다. 실제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디자인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일본 무인양품의 디자인 총감독 하라 켄야라고 밝힌다. 책 전반에서 리완창은 제품과 서비스, 판매의 모든 단계에 디자인 중심적 사고를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을 지은 리완창은 샤오미의 공동창립자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샤오미의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 개발에 참여했다. 2011년부터는 샤오미닷컴을 책임운영하면서 시장마케팅과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총괄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에서 중국의 젊은 비즈니스 엘리트로 선정된 바 있다.

 

역자 박주은은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바른번역에서 외서기획과 전문번역 등을 맡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창작에 대하여' '품인록' '잊히지 않는 기억' '삶은 어떻게 철학이 되는가'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등이 있다.
 
[지은이 리완창 /옮긴이 박주은 /펴낸곳 와이즈베리 /372쪽 /1만5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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