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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광폭경영' 뒤엔 김창근의 '내조경영'

  • 2015.09.30(수) 17:01

8.15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광폭행보가 눈부시다. 최 회장은 지난 한달 보름 동안 국내 주요 사업장은 물론 해외 사업장까지 쉼 없이 돌며 현안을 챙기고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석방 직후 SK가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5개 혁신센터를 방문했으며 그룹의 주력 사업장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장(경기 이천)과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를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후에는 중국과 홍콩과 대만 등을 잇따라 방문했고, 최근에는 스페인으로 날아가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46조원을 반도체 신증설 사업에 투자하는 한편 에너지 사업과 ICT 분야에도 그에 버금가는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여기에 노인 주거복지 개선을 위해 1000억원을 기부하고, 남북 대치 국면에서 전역을 연기한 장병을 특별채용하며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최 회장이 공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설 수 있는 데는 그룹의 최상단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룹의 주요 경영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최 회장은 사면 후 첫 경영활동으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주요 계열사 CEO가 모인 '확대 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각 위원장들은 경제 활성화와 경영위기 극복방안을 발표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따로 또 같이' 라는 경영목표 아래 최 회장 공백기에 16개 계열사와 산하 7개 위원회가 의견을 교환하며 경영공백을 메워왔다. 특히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잡음 없이 이끌어온 김창근 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김창근 의장은 SK케미칼 부회장 시절, 노사평화선언으로 42년 무분규를 이끌어내며 포브스로부터 '소통부문 최고 경영자'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말,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 현실화되자 SK그룹을 이끌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일부에선 SK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처한 경영 환경이 달라 이해충돌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김 의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때로는 독자적으로 대응하고, 공조가 필요할 때는 적극 협력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생존을 도모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한 그룹 운영이 내부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김 의장의 내조경영이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김 의장은 총수 부재 속에서도 각 계열사와 산하 위원회를 이끌어왔고, 현재는 최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돕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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