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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 김윤 회장, 빗속 산행한 까닭

  • 2015.10.01(목) 18:53

"지금은 산업혁명 버금가는 大변혁기"
창립 91주년, 임직원들에 '도전정신' 강조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삼양그룹 본사 앞에는 500년 가까이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종로구청이 1981년 추정한 나이는 465세. 2015년 현재 나이는 499세에 달한다. 이 나무는 조선 중종 때 유교적 이상정치를 꿈꾸던 조광조가 활약하던 시기(1516년) 싹을 틔웠다. 당시 유럽에선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미켈란젤로가 활동했다.


1일 오전 7시 이 은행나무 아래 한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버스에 몸을 실었다.

 

김윤(62·사진) 회장을 비롯한 삼양그룹 임직원 150여명이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강원도 평창군 신재생에너지전시관 앞. 이들의 최종목적지는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선자령이다.

 

완만한 구릉에 솟아오른 봉우리라 평소 같으면 전시관 앞에서 출발해 서너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코스지만 이날은 빗속 등반이라 5시간 넘게 걸렸다.

삼양그룹측은 "지난 성공의 역사를 넘어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산행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양그룹은 올해로 창립 91주년을 맞는 장수기업이다. 수당 김연수 회장이 1924년 10월1일 세운 '삼수사(1931년 '삼양사'로 사명변경)'라는 회사가 그룹의 모태다. 당시 농장운영과 간척사업으로 사세를 불리던 삼양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식품과 화학섬유 등을 앞세워 재기에 성공했다. (수당은 일제에 협력한 혐의로 1949년 1월 반민특위에 체포됐지만 그해 8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삼양그룹은 '큐원'이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주로 알려져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가 국내 설탕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양그룹을 소비재 기업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 삼양사만 하더라도 지난해 매출의 절반(43%)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산업자재용섬유 등 화학분야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B2B 비중이 크다.

최근 삼양그룹은 삼양패키징과 아셉시스글로벌이라는 회사를 합병해 종합 포장용기회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셉시스글로벌은 지난해 말 효성의 PET병 사업부를 4150억원에 인수한 곳이다. 사실상 삼양이 효성의 사업부분을 사들인 것과 같다.

삼양그룹은 의약바이오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 중이다.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금연보조제 '니코스탑'을 꼽을 수 있다.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바이오팜이 생산한다.

90여년 전 농장을 운영하던 회사가 식품·화학·바이오의약 회사로 탈바꿈했지만 변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열망은 끝이 없다. 이날 임직원들과 함께 선자령 등반에 나선 김 회장도 그랬다.

김 회장은 "삼양은 향후 100년의 역사를 준비하는 전환점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경영환경은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대(大)변혁기에 놓여있다"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려면 우리 각자가 창의적인 마인드로 미래를 개척하는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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