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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자산관리]②‘만능’…믿어도 될까?

  • 2015.10.15(목) 10:08

경쟁 심화·낮은 수수료로 수익성 확보 관건
경험부족 한계...전통 자산관리 대체 어려워

아직은 생소하기만 한 로보어드바이저이지만 요즘 분위기로는 내 투자 성향과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완벽한 자산관리 정보를 척척 제공해주는 만능로봇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가 장미빛 미래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의 판단이 자로 잰 듯 정확할 수 있지만 인간이 가지는 이성을 아우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의 틀을 바꾸고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반면  또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막대한 비용만 안기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안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실제 성과를 내고 고객들이 불어나 업계에 정착하는데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 이름만 거창한 온라인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개념이다. 여기에 시장 상황을 감안하고 각종 빅데이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활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그러나 큰 틀에서보면 기존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로보어드바이저 개념 이전에도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주거나 적절한 종목을 골라 매매타이밍을 잡아주는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한층 더 진화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보면 된다"면서도 "스타트업 기업 위주의 각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다루는 상품이나 로직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향후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제한된 니즈 속 경쟁 심화 우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얼마나 클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숙련된 자산관리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이끌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 자체가 크지 않아 니즈가 제한될 수 있다.

 

대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거래 편의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등 투자대상의 범위 자체가 크게 넓어지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산관리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국내 상황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낮은 수수료 체계로 인해 증권사들에게는 제살깎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로보어드바이저뿐 아니라 핀테크 전반에 대해 전문가들이 갖는 우려 중 하나다.

 

현재는 제휴 형식의 공생이 가능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자체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고 여기에 기존 자산관리업계도 온라인 쪽을 강화한 자문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경쟁이 더 심화되는 구도도 가능하다. 정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계기가 되는 반면 수수료 구조 논란과 함께 기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 전통 자산관리 대체 어려워


과연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로보 어드바이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지만 장기적이거나 거시적인 그림이 배제된 단순한 상품 구성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정인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대형 하락장을 경험한 적이 없어 대응력 검증이 필요하다"며 "전문가의 복잡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도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이 급성장 중이지만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100%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혼합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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