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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1억원이 있다면?

  • 2015.10.19(월) 10:00

20~30년 살아가기엔 다소 애매한 규모
다양한 방법 가능..최선의 조합 고민해야

은퇴 후 1억원이 있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물론 사람에 따라 1억원이 갖는 의미가 다르겠지만 이 돈으로 20~30년 이상을 살아가야 한다면 다소 애매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첫째, 은행에 예치하고 매월 100만원씩 생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연 1% 짜리 예금에 넣어 놓고 매월 100만원씩 찾아 쓴다면 총 8년 8개월까지 쓸 수 있다. 만일 매월 쓰는 비용을 절반 가량인 50만원으로 줄인다면 18년 2개월로 10년 정도 늘어난다.

 

이럴 경우 돈을 빼서 쓸 때는 좋은 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언제까지 살지 알 수 없는 데 돈의 수명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리까지 계속 떨어진다면 1억원이 바닥나는 시간은 더욱 짧아 질 수 있다.


둘째, 오피스텔 등에 투자해 임대료를 받는 방법이다. 적지 않은 은퇴자들이 1~2억원의 자금으로 선호하는 투자 방법 중 하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현재 오피스텔 임대료 수익률은 연 5.37% 수준이다. 이 정도 수익률이라면 1억원을 투자해 매월 44만 7500원 정도의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임대료 수익률은 이보다 떨어질 수 있다.  5~6년 마다 노후화된 빌트인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교체해야 하며 임대인을 구하지 못하는 공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피스텔을 분양받거나 매매할 때 적지 않은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수입에 대한 세금까지 감안하면 임대 수익률은 더욱 떨어진다. 최근 몇 해 동안의 고질적인 오피스텔 공급 과잉은 매매가격 뿐만 아니라 임대 수익률 마저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셋째, 치킨집 등의 창업을 고려할 수 있다. 치킨집은 ‘기-승-전-치킨’ 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유행할 정도로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소자본 자영업종 중 하나이다. 통계청(2013년 기준)에 따르면 치킨 가맹점수는 2만 2,500여개로 편의점(2만 5,000개 수준) 다음으로 많다.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치킨 전문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조사(2013년)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10년간 연평균 9.5%씩 증가해 약 3만6,000개에 이른다. 이처럼 빠른 속도의 치킨집 증가는 그 만큼 경쟁 강도가 높아 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았다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치킨전문점을 하는 개인 사업주의 연 소득은 2011년 기준으로 2천 500만원 수준(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따로 월급을 받지 않고 함께 일하는 배우자나 자녀를 감안한다면 실질 소득은 더 떨어질 것이다.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치킨 전문점 창업자 중 절반 가량이 창업 3년 이내에 휴폐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치킨집 등 소자본 창업은 자영업종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절반 이상이 중도에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가족의 노동력까지 동원하다 보니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넷째, 자녀에게 증여하고 노후 용돈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자녀의 부양의식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어 자녀로부터 생활비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201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노후 생계는 가족과 정부 및 사회가 함께 돌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가장 많고 가족이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냈다. 노후 용돈을 믿고 자녀에게 덜컥 증여했다가 떼일 수도 있다.


끝으로 금융회사의 상품을 활용해 연금화 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목돈을 맡기면 다음 달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보험사의 일시납 연금상품이 있다. 보험사마다 다른데 최근 기준으로 1억원을 맡기면 30만원(65세 , 2015년 10월 공시이율 기준) 수준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향후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금 지급액이 감소할 수 있다. 연금 지급은 금리 등을 반영한 공시 이율을 기준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은퇴자금 활용방법 가운데 과연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까? 세상에 어떤 한 방법도 완벽한 것은 없다. 변화하는 경제 문화적 환경을 고려해 최선의 조합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1억원이 아니라 더 큰 금액이라면 선택의 범위는 넓어질 것이다. 이밖에도 더 좋은 방법이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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