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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워크아웃 전환..'갈 길 멀다'

  • 2015.10.19(월) 18:01

채권단, 워크아웃 개시 합의..이자 부담 경감
업계 "업황 나빠 조기 매각 어려울 것"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에 있던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으로 전환된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1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동부제철이 지난 14일 신청한 워크아웃 개시 신청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동부제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1년만에 워크아웃 체제로 전환된다.

채권단은 이달 중으로 워크아웃 진행을 위한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후속 조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올해 초 동부제철의 워크아웃을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협약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과의 의견차가 커 워크아읏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 작년 채권단 요구로 가동이 중단된 동부제철 당진 열연공장.

신보는 동부제철의 채권 9%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비협약 채권자인 만큼 채권단이 결의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따르지 않아도 됐다. 이 때문에 신보는 다른 채권단과 달리 동부제철로부터 10%대의 고금리 이자를 받아왔다. 반면 채권단은 작년에 체결한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에 따라 기존 담보 채권과 무담보 채권의 금리를 각각 3%와 1%로 낮췄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연 200억원 가량의 이자를 가져가는 신보를 채권자의 범주에 포함하기 위해 이번 워크아웃을 진행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단 내에서 신보만 많은 이자를 받아가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가 많았다"며 "이번 워크아웃 개시는 채권단이 신보를 자신들의 범위 내에 끌어들여 동부제철의 이자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신보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아웃 개시로 일단 동부제철은 연 2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채권단도 좀 더 적극적으로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동부제철도 일단 워크아웃 개시로 이자 부담이 경감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의 워크아웃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한 후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철강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공급 과잉과 치열한 경쟁으로 철강업황은 여전히 터널 속을 헤매고 있다. 예상보다 경영정상화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포스코나 현대제철이 동부제철을 인수한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포스코는 현재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스스로 몸을 추스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제철도 최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집중하는 시기인 만큼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이 채권단이 원하는 매각까지 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하고 매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돌입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돌입으로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는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철강업황이 부진한 만큼 채권단의 최종 목표인 매각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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