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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임팔라' 대형차 징크스는 없다

  • 2015.10.20(화) 08:32

계약대수 1만대 돌파..가성비 좋아 인기몰이

한국GM이 '임팔라'를 선보이며 오랜만에 대형 세단급에서 선전하고 있다. 과거 GM대우 시절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가 겪었던 실패 징크스를 '임팔라'가 깨고 있는 셈이다. '임팔라'는 지난 9월 총 1634대가 판매되며 기아차의 K7을 제쳤다. '임팔라'는 한국GM도 대형 세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임팔라'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동급 세단보다 큰 차체와 가격 경쟁력, 첨단 사양 장착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양분하던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한 셈이다. 하지만 '신차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임팔라'의 경쟁력

 

'임팔라'는 1957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돼 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작년 미국에서만 14만대 이상 판매돼 동급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16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그만큼 검증된 모델이다. 국내 출시 모델은 지난 2013년 풀체인지된 10세대 모델이다.

국내에는 2.5리터, 3.6리터 가솔린 모델이 출시됐다. 3.6리터 가솔린 엔진은 GM의 캐딜락 브랜드 대형세단 XTS에 적용된 엔진이다. 길이는 5110㎜로 동급 모델 중 가장 길다.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0개의 에어백을 기본 적용했다. 동급 최초로 운전석 및 동반석 무릎 에어백을 채택했다.

 

 

또 통합형 바디 프레임을 기반으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ZA),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차선변경 경고시스템(LCA)과 같은 프리미엄 안전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제공한다.

'임팔라' 가격은 3363만~4136만원이다. 미국 현지보다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그랜저(2933만~3758만원), 제네시스(4565만~7035만원)나 기아차 K7(2924만~3902만원), K9(4990만~8462만원), 르노삼성 SM7(2550만~3820만원)의 가격대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그동안 한국GM의 모델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임팔라'는 경쟁 모델에 비해 '크게 싸지도 그렇다고 크게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가격 포지션을 갖췄다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 신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최첨단 사양들이 대거 탑재된 만큼 소위 가성비가 좋다는 분석이다.

◇ 한국GM의 가능성

'임팔라'는 지난 9월 총 1634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의 전신인 GM대우 시절에도 대형 세단급에서 이런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 월 1000대 이상 판매도 처음이다. 그런만큼 한국GM에게 '임팔라'는 대형 세단 시장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효자 모델이다.

한국GM은 그동안 내수 부진으로 고전해왔다. 신차 부재 탓이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GM은 선전했다. 물론 개별소득세 인하라는 호재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눈에 띄는 신차가 있었기에 가능한 실적이었다. 한국GM의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30.9% 증가한 1만1695대를 기록했다. 올들어 월별 기준 최다 판매다.

한국GM이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더 넥스트 스파크'와 '임팔라'와 같은 신차 덕이 컸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지난 9월 6214대가 판매됐다.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량의 53.1%를 차지했다. 한국GM 내수 판매의 절반 이상이 '더 넥스트 스파크'였던 셈이다.

 


하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임팔라'다. 임팔라의 판매량은 한국GM 9월 내수 판매의 13.9% 를 차지했다. '더 넥스트 스파크'에 비하면 숫자상으로는 크게 못미친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GM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대형 세단 시장에서 거둔 성적임을 감안하면 그 의미는 크다. 경차 판매에 의존해왔던 한국GM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임팔라'는 지난 9월 그동안 국내 준대형 세단에서 현대차 그랜저 다음으로 부동의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기아차의 K7 판매량을 넘어섰다. 비록 초기 판매량이지만 '임팔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GM에 따르면 현재 계약 대수는 1만대를 넘어섰다. 지금 '임팔라'를 계약하면 내년 초에나 받을 수 있다.

'임팔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제작돼 전량 수입되는 차량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임팔라'를 직접 받아보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임팔라'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생산도 검토 중이다.


◇ 돌풍 이어갈까

한국GM에게 '임팔라'의 인기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GM은 과거 GM대우 시절 GM 계열사인 호주의 홀덴으로부터 대형 세단을 국내에 들여왔다. '스테이츠맨'과 그 후속인 '베리타스'다. 하지만 당시 GM대우의 두 대형 세단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결국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는 국내에 선보인 지 2년만에 단종됐다.

이들 모델들이 외면받은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지 않았던 탓이 컸다. 이 때문에 한국GM은 내부적으로 '임팔라'의 국내 도입을 두고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가뜩이나 내수 판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큰 실패를 맛봤던 대형 세단급을 들여온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 모색을 위해 '임팔라'도입을 결정했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임팔라'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임팔라'가 가격대비 성능은 물론 상품성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임팔라'의 판매량이 2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공급만 받쳐준다면 상당기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국GM이 과거 GN대우 시절 선보였던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왼쪽)과 '베리타스'. 당시 GM대우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와 정서에 맞추는 데 실패했다. 결국 이들 두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한국GM의 모델들은 국내 소비자 정서나 니즈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GM이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디테일한 측면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었는데 '임팔라'는 그런 부분을 상당히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팔라'의 인기가 단순히 '신차 효과'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신차 효과는 통상 3개월"이라며 "현재 '임팔라'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런 인기는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칭, 신 모델에 대한 관심 등에 기댄 측면이 크다.
내년 초쯤 돼야 정말로 '임팔라'가 인기 모델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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