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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로 빛 본 삼성페이, 금융권은 '어질'

  • 2015.10.22(목) 18:42

핀테크 지원센터 5차 데모데이 개최
IT회사들 "규제 더 완화" vs 금융권 "보안도 챙겨야"

"규제를 완화한 금융당국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의 삼성페이는 없었다. 적절한 순간에 규제를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규제는 완화했지만, 이제 당국이 금융사와의 중재에 나서줬으면 한다" (박소영 핀테크 포럼 의장)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융사는 보안을 본다. 요구하는 수준만큼이 되느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22일 핀테크 산업의 현황과 성과,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제5차 데모데이'에서다. 좌담회에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박소영 핀테크 포럼 의장 등 IT기업과 금융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 (왼쪽부터) 남주하 서강대 교수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박소영 핀테크포럼 의장이 22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제5차 데모데이' 전문가 좌담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 '빠른 완화 vs 속도 조절' 이견

데모데이는 핀테크 업체들이 기술을 시연하면서, 금융권 인사들과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좌담회 역시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들이 의견을 모아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IT 기업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핀테크 정책 활성화 추진과 벌써 5차까지 진행한 데모데이 등으로 금융사와 IT기업들과의 '시각차'가 많이 좁혀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인종 부사장은 "삼성페이를 짧은 시간에 런칭했는데, 정부의 규제가 빨리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금융위와 금감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도 "핀테크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에 금융위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의 역할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부사장은 "싸이월드의 경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먼저 했는데 돈은 페이스북이 벌었다"며 "적절한 순간에 규제 풀어주되, 일관되게 해주면 국제기준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영 의장은 "정부의 규제는 빠졌는데, 이후 뒷짐을 지기보다는 금융사와 핀테크 사이에서 병목현상이 있으면 강력히 나서서 중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금융권 인사들은 핀테크 산업 발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핀테크 스타트업의 관심은 기술의 상용화이지만, 금융기관은 범용성과 보안성을 본다"며 "금융사 시스템에서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느냐와 보안이 요구하는 수준만큼 되느냐를 보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선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 역시 "핀테크 혁신은 지금껏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라며 "급변하는 세계 핀테크 환경 속에서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바른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흔들리는 금융권 "균형감 가져야"

IT업체와 금융사 간의 이런 인식차는 최근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의 현황을 잘 드러낸다. 핀테크 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금융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IT 기업들은 여전히 답답한 심정이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인의 돈을 모아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의 P2P(Peer to Peer) 대출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에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돈을 빌려주는 이들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2P 업체들을 여전히 대부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박 의장도 좌담회에서 "용어만이라도 전자금융으로 해달라고 하지만,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삼성페이도 금융권을 혼란에 빠뜨렸다. 현대카드가 삼성페이 결제에 대해서는 밴(VAN·결제중개업체)사에 수수료를 주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다. 밴사에 수수료를 주는 명목이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선데, 삼성페이의 경우 지문인식 등으로 결제 과정에서 이미 본인 확인을 한다는 이유다. 새 기술의 등장에 기존 금융권 업체들의 역학관계가 변하고 있는 셈이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핀테크가 가져다주는 편익과 규제의 균형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편익과 비용 분석 등을 통해서 균형감각 가지고 진행해야 핀테크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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