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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룡 탄생하나'..SK텔레콤, CJ헬로비전 전격 인수

  • 2015.10.31(토) 06:51

700만 가입자 확보..KT에 맞선 파워 자랑할 듯
SKT, 미디어가입자 1500만 목표 '한걸음 더 접근'

▲ SK텔레콤 본사 SK-T타워 전경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

 

CJ헬로비전 내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은 CJ E&M에 넘기고, 나머지 핵심인 케이블TV를 1조5000억원 내외에 사오는 구조다.

 

통신업계와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다음달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수·매각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예정이다.

 

◇CJ그룹, 헬로비전 왜 팔까

 

CJ헬로비전은 CJ그룹이 홈쇼핑 사업을 하면서 방송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껴 인수합병(M&A)을 통해 키운 케이블TV 회사다.

 

2000년 3월 양천방송을 인수하면서 시작됐고 이후 경남, 가야, 중부산, 해운대기장, 북인천, 드림씨티(부천김포·은평), 영남, 충남, 부산중앙방송 등을 합병하면서 몸체를 키웠다. 2010년에는 온미디어 계열 케이블TV 까지 인수하면서 업계 선두자리에 올라섰고,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티빙과 알뜰폰 헬로모바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CJ그룹내 입지를 다졌다. 현재 케이블TV 가입자는 420만명으로 업계 1위다.   

 

하지만 CJ그룹 입장에선 홈쇼핑 사업을 위해 꼭 케이블TV 라는 방송플랫폼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케이블TV 사업비전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아, 이번 기회에 매각을 결정하고 다른 매물을 인수키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CJ헬로비전 왜 살까

 

SK텔레콤은 현재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서 안정된 사업기반을 갖고 있지만, 이동통신업의 성장성에 한계를 느껴왔다. 때문에 플랫폼 사업이라는 신규 아이템을 추진 중이며, 그 일환으로 미디어 사업군도 재편 중이다.

 

SK텔레콤은 IPTV(Btv), 모바일IPTV(Btv모바일), VOD서비스(호핀) 플랫폼을 연결·통합시켜 하나의 미디어플랫폼으로 만들고 2018년까지 가입자 1500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상파방송·영화전문채널 등 기존 콘텐츠 제작자의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유투브·아프리카TV·판도라TV와 같은 개인취향 중심의 전문화된 채널(Narrow Casting)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특정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콘텐츠 수요층을 만들고, 이들을 대상으로 동영상·상품판매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플랫폼 통합과정에선 사업 효율성을 위해 SK플래닛 클라우드 스트리밍 사업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SK브로드밴드도 상장폐지하면서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특히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완전자회사를 통해 초고속인터넷과 IPTV 추가 가입자 확대가 가능하다고 봤다. 주요 결합지표가 경쟁사(KT)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향후 초고속인터넷은 12%, IPTV는 29%나 추가 가입자 확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CJ헬로비전 가입자 420만명을 끌어올 경우 IPTV 가입자 330만명과 더불어 700만명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CJ헬로비전 420만명 중에는 초고속인터넷 결합가입자가 240만명에 달해 인터넷 사업에도 유리하다. 이는 IPTV 가입자와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쳐 약 820만 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KT그룹에 버금가는 규모다.

 

물리적으로 가입자 수를 늘리면 콘텐츠 수급에서 교섭력 강화시킬 수 있고, 가입자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런칭할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당초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케이블TV 사업자 씨앤앰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 가격차가 워낙 커서 씨앤앰 대신 최근 매물로 나온 CJ헬로비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CJ헬로비전이 갖고 있는 알뜰폰 사업(알뜰폰 1위)도 매력적이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지지부진해 질 경우 정부 입장에선 알뜰폰 사업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SK텔레콤 가입자 방어 차원에서도 알뜰폰 사업강화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경쟁사 화들짝 '파급력 분석 분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전격적으로 결정된 사안이라 업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인수건이 알려지면서 경쟁사들은 진위여부와 파급효과를 파악하는데 분주한 분위기다. IPTV, 위성방송 결합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KT를 비롯해 최근 비디오포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LG유플러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당장 매각을 진행해야 할 씨앤앰은 CJ헬로비전 이라는 다른 대형매물이 팔리면서 자신들의 몸값 하락을 우려하는 눈치다. 티브로드, CMB, 현대HCN 등 동종 케이블TV 업체들도 향후 업계 지각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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