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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스푼', 그 달콤함에 빠진 롯데

  • 2015.11.02(월) 16:49

벌꿀에 디자인 입힌 30대 부부..롯데 '청년기업 1호' 선정

1982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천윤필·이민진 씨는 천연벌꿀을 앙증맞은 튜브용기나 맵시 있는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 이 씨가 양봉업을 하는 아버지를 돕겠다며 2009년부터 시작한 일이 이제는 30대 초반 부부의 '밥벌이'가 됐다. 남편 천 씨는 3년간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지난해 6월부터 이 씨와 함께 '허니스푼'이라는 회사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사업성이 충분한 아이템이라 판로만 열리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천 씨는 창업과정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허니스푼은 프리랜서 디자이너 생활을 했던 이 씨의 노력으로 양봉업계에서 잔잔한 관심을 끌던 '미니 기업'이다. 이 씨는 커다란 유리병에 담겨 싱크대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벌꿀에 디자인을 입혔다. 배가 볼록한 유리병 대신 날렵한 몸매의 유리병에 꿀을 담았고, 가지고 다니기 쉽게 튜브나 스틱형 제품도 선보였다.

▲ 허니스푼이 생산해 판매하는 천연벌꿀 제품들. 벌꿀에 디자인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부가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한지 1년여가 흐른 지금 허니스푼의 연매출은 1억원. 올해 추석 때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세븐일레븐을 통해 벌꿀을 판매, 3주만에 1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원이라고는 부부 2명이 전부인 회사지만 포부 자체는 남다르다. 허니스푼은 소외받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을 꿈꾸고 있다. 천 씨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아내와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일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인 '롯데 액셀러레이터' 1호 기업으로 허니스푼을 선정했다. 30대 초반의 부부가 아버지가 하던 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 했고, 기업의 이익을 사회와 나누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갖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고 롯데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정책본부로 천윤필·이민진 부부를 초청해 "앞으로도 열심히 해달라"며 격려했다.

롯데는 우선 2000만원을 허니스푼에 지급하고, 롯데 유통망을 활용해 이 회사를 작지만 강한 스타기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특히 이달 초 부산롯데면세점 입점에 이어 연매출 1조9000억원을 올리는 롯데면세점 소공점 입점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앞으로도 롯데 액셀러레이터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관 기관을 통해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게 청년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롯데그룹은 허니스푼을 '롯데 액셀러레이터' 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 사진 왼쪽부터 부산창조경제센터 조홍근 센터장, 롯데 신동빈 회장, 허니스푼 이민진 대표, 허니스푼 천윤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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