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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산타카테리나' 꿈꾸는 남대문시장

  • 2015.11.05(목) 16:14

신세계·남대문상인회, 글로벌 명품시장 계획 확정
먹거리 특화거리·야시장 육성 등 상권활성화 추진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산타카테리나 시장 전경. 슬럼화까지 진행되던 전통시장이 이제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스페인 바로셀로나 고딕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산타카테리나 시장. 좁은 골목길을 걷다 만나는 약 170년 역사의 이곳은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옛 역사만 간직한 채 고목나무처럼 말라가는 쇠락한 전통시장 그 자체였다. 인근에 피카소박물관과 람블라스거리가 있지만 관광객들은 슬럼가와 다름없는 이곳을 외면했다.

하지만 2005년 대대적인 새단장 끝에 지금은 '죽기 전에 가봐야할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시장으로 재탄생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지붕 아래 갖가지 먹거리 상점이 즐비한 이 곳에서 관광객들은 어깨를 부딪치는 수고로움을 마다않고 스페인의 문화와 맛에 빠져든다.

신세계가 600여년 역사의 남대문시장을 한국판 산타카테리나 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신세계는 5일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3개년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우선 남대문시장에 먹거리 특화거리를 조성키로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한데 모아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맛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밤에는 '도깨비 야시장'을 열어 홍콩의 템플스트리트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야시장으로 키우기로 했다. 남대문시장 곳곳에는 관광안내소와 고객만족센터, 택스 리펀드(Tax-Refund) 센터 등을 마련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줄일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중소기업청, 중구청, 남대문시장상인회 등과 함께 민관협력으로 추진한다. 신세계는 이 사업을 전담할 별도의 실행기구(남대문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도 꾸렸다.

 

▲ 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신세계와 남대문시장상인연합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 발대식이 열렸다.


남대문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시장(1414년 개장)으로 한때는 외국인 관광객의 단골 방문코스였지만, 노후한 시설과 차별성 없는 상품구색으로 지금은 경쟁력이 약해진 상태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77.%가 명동을 찾았으나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남대문시장 방문율은 27.8%에 그쳤다.

남대문시장 인근에 본점을 두고 있는 신세계는 이 일대를 관광명소로 꾸며 상권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남대문시장 주위에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옛 조선은행 본점)과 신세계 본관(옛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 SC은행 제일지점(옛 제일은행 본점) 등 근대사 건축물이 모여있다. 신세계는 이 곳에 면세점을 열어 도심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김군선 신세계그룹 부사장은 "남대문시장을 스페인 전통시장인 산타카테리나, 터키의 그랜드바자르와 견줄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시장으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도심관광을 활성화시키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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