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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다음은 키덜트?…소비 트렌드 좇는 증시

  • 2015.11.06(금) 13:45

키덜트 문화 확산 주목…관련 소비도 급증
유통업체 전반이 관심…화장품·IT로 확산

# 지난해 여름 맥도날드 매장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슈퍼마리오 피규어가 포함된 해피밀 세트를 구매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어린이용 메뉴임에도 아이들의 부모가 아닌 어른들이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종류별로 '득템'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순회하기도 했다.

 

# 서울에 사는 이정희(27·가명)씨는 최근 쓰던 화장품이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매장을 찾았다. 평소 마음에 들어하는 캐릭터가 케이스에 박혀 있는 한정판 제품들을 사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화장품도 화장품이지만 각종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들어있는 캐릭터 화장품을 사모으는 재미가 요즘 쏠쏠하다고 말한다.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ud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이제 신조어라기보다 꽤 익숙한 일상용어가 됐다. 어른이 된 후에도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과 만화 등을 즐겨 찾는 키덜트는 더이상 독특한 취향으로 치부되지 않고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복고열풍과 맞물려 키덜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당연히 발빠른 증시도 수혜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키덜트' 독특한 취향에서 대중소비 문화로

 

키덜트 문화는 단순히 영화나 애니메이션 소비에 그치지 않고 화장품 등 소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어른들이 장난감을 사서 조립하거나 피규어를 모으는 독특한 취미로 치부됐지만 점차 대중화되고 영역의 벽을 허물면서 관련 시장도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5000~7000억원 사이로 전망됐고 향후 매년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낙 확장세가 빠르면서 향후 2~3년 안에 1조원 시장이 도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키덜트 상품하면 레고나 각종 캐릭터 장난감, 인형, 피규어를 떠올리지만 넓게 보면 휴대폰 케이스 등 캐릭터 생활소품까지 아우른다. 실제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키덜트족 상품은 캐릭터 생활소품으로 전체 비중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신이 키덜트족이라고 인식하지 않더라도 키덜트족 상품을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비율이 76.6%나 된다"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마트엔 전문매장...화장품· IT로도 확산

 

소비재 기업들도 키덜트 시장이 급성장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키덜트 전문 매장을 선보이고 있고 캐릭터나 완구업체도 아예 어른을 겨냥한 완구를 내놓고 있다.

 

이미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의 애니메이션 피규어 상품들이 키덜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어 최근 이런 분위기는 화장품이나 의류, 심지어 IT 업체로도 확산됐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카카오프렌즈와 무민, 각종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스폰지밥, 에이블씨엔씨는 도라에몽과 원더우먼, 토니모리는 아톰 캐릭터를 활용한 화장품을 내놨다. 의류업체들도 각종 캐릭터 디자인과 소위 '콜라보레이션'을 한 제품들을 한시적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6 엣지의 아이언맨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 개인용 이동기구도 키덜트 심리 자극

 

현대증권은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친환경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키덜트의 장난감 개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르노-닛산과 도요타 등 해외 기업은 물론 만도 등이 다양한 형태의 개인형 이동기기를 출시하고 있는데, 차세대 이동수단인 동시에 1~2인용 이동수단으로써 키덜트 소비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도의 전기자전거 풋루스 IM은 280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 지난해 1500대 이상이 판매됐고 올해는 2000대 이상 판매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후지경제 분석에 따르면 2020년까지 글로벌 개인용 이동기구 시장이 1억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직립 탑승형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올해 4000억원대에서 2030년에 26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엄격한 환경규제나 거대 도시 증가 외에 1~2인 가족 확대와 인구 고령화로 새로운 이동수단 요구가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 스타트-업 기업, 제조업체 및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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