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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3Q실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2015.11.06(금) 15:57

7개 상장 대형 건설사 3분기 실적 분석
삼성엔지 1.5조 영업손실 쇼크..他건설사도 우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에서는 역전에 기대를 거는 말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그 반대다. 뒷수습 정도만 남았는 줄 알았던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초대형 손실이 아직도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이 얻어맞은 대형 '어닝 쇼크'가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웠다.

 

국내에서는 주택 경기 회복으로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덤핑 수주와 설계역량 부족, 원가 관리 실패 등으로 불거진 중동지역의 대규모 적자는 건설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걱정을 걷어낼 수 없게 했다.

 

삼성물산(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건설부문)·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 7개 건설사의 1~3분기 실적을 들여다 봤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매출, 신규수주 등 주요부문에서 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7194억원, 매출은 9.9% 증가한 13조4701원을 기록했다. 신규수주는 15조6916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실적에는 현대건설의 연결종속법인인 시공능력평가 9위 현대엔지니어링(작년 4월 옛 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의 실적이 포함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을 빼면 매출은 8조2451억원으로 삼성물산에 이어 2위, 수주는 5조8928억원으로 업계 6위의 성적이다.

 

비교적 견조하게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업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다. 누계 실적에서 영업이익은 7194억원, 영업이익률은 3.1%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올해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해외 현장 가운데서는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 잠재된 부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업이익 2위는 대우건설이 차지했다. 3년여(13개 분기)만에 최대 수준인 1208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거두며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772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용 상품을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만여가구까지 확대공급하면서 주택 부문이 실적을 이끌고 있다. 1~3분기 매출은 7조3123억원으로, 국내에서는 주택부문이 2조336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축 1조4947억원, 토목 8541억원, 플랜트 3904억원 순이었다. 해외 매출은 2조219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수주면에서도 국내 단일 건설사 중 올해 유일하게 10조원을 넘기는 실적을 쌓았다. 3분기 신규수주는 전년동기(2조207억원) 대비 170% 증가한 5조4605억원을 기록했고, 1~3분기 누적수주액은 11조3859억원이었다.

 

 

 

주택사업 집중도가 높은 현대산업개발은 주택경기 호조 효과를 한몸에 받아 업계 3위 수준인 2417억원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2520억원으로 업계 6위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7.1%로 7개 상장 대형 건설사중 가장 높다.

 

자체사업과 도급사업 등 주택분야 전반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3분기 매출(별도재무제표 기준)을 사업 분야별로 보면 외주주택이 301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었고, 자체주택은 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2%의 신장률을 보였다.

 

매출이익률도 자체주택이 19.9%로 가장 높았고, 외주 주택사업도 13.9%를 기록했다. 다만 토목과 일반건축은 각각 -0.9%, -0.2%의 매출이익률을 나타냈다.

 

대림산업(건설사업부)는 3분기 9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186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업계 4번째 이익규모다.

 

대림산업의 연결종속법인으로, 작년 대규모 적자의 진앙지였던 사우디시공법인(DSA)의 손실폭도 줄었다. DSA의 3분기 영업손실은 870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2549억원의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올들어 3분기말까지 DSA의 누적 영업손실은 1578억원을 기록중이다.

 

수주도 작년까지의 부진을 씻어내며 일감규모를 늘리고 있다. 3분기까지 총 9조4722억원의 수주실적을 달성하며 올해 수주목표인 9조2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다만 국내 7조8528억원, 해외 1조6194억원으로 국내 비중이 대폭 커졌다. 분야별로는 건축에 절반 이상(5조2846억원) 집중됐다.

 

GS건설은 미미하나마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주택사업부문의 이익으로 해외 손실을 메우는 식이다. 영업이익은 3분기 109억원, 1~3분기 누계로 681억원을 기록했다.

 

GS건설의 올해 매출 구조는 해외와 국내가 6대 4정도다. 1~3분기 누계로 국내에서 3조1560억원, 해외 4조44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마진이 적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다보니 공격적인 주택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익폭이 적다는 분석이다.

 

특히 3분기에는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이 24%까지 높아져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플랜트부문 매출총이익률이 -6.9%로 악화돼 전체적인 실적 개선 효과를 반감시켰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 후 첫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3분기 건설부문이 낸 영업손실은 2960억원이다. 1~3분기 누계로는 1945억원 적자다.

 

사업분야별로 빌딩사업부는 직전 분기보다 26.4% 많은 1조2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토목(Civil)사업부는 매출이 직전 분기 1조1350억원에서 8090억원으로 28.7% 급감했다.

 

토목에서도 효자로 꼽혀왔던 호주 '로이힐 철광 철도시설 프로젝트'에서 15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잡혔다. 준공시기가 다가오면서 지체된 공기를 맞추기 위해 돌관작업을 한 것이 추가비용 원인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현장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지체상금이 확정되면서 적자 규모가 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참담했다. 주요 건설사중 가장 먼저 발표돼 다른 건설사들은 물론 수주산업 전반에 실적 악화 우려를 키웠다. 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1조5127억원으로 2013년 연간 영업손실 1조280억원보다 커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설계·조달·시공(EPC)과 시운전까지 일괄턴키(LSTK, Lump Sum Turn Key) 방식으로 수주한 사업들에서 공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발주처가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회수)'을 행사한 것이 대형 손실이 됐다. 4분기에도 주요 대형 현장 본드콜 우려가 남아있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이번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 삼성엔지니어링은 신용등급도 'A'에서 'BBB+'로 내려갔다. 회사 측은 내년 3월말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그룹 지분이 22%(삼성SDI 13.1%, 삼성물산 7.81% 등) 수준으로 높지 않아 증자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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