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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으로 이긴 '신세계', 박용만이 밀어준 '두산'

  • 2015.11.14(토) 22:49

신세계, 차명주식 악재 털고 사업권 거머줘
면세 경험없는 두산, 약점 딛고 동대문 강자로

 

신세계와 두산이 서울지역 시내면세점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경영권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는 면세점 2곳중 1곳을 잃었고, SK네트웍스는 23년만에 면세점 사업권을 접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 신세계, '관광위기론' 통했다..차명주식 논란도 정면돌파

신세계는 부산에서 면세점(신세계조선호텔)을 지키는 동시에 서울지역 면세점 사업권까지 따내 이번 면세점 경쟁에서 최대수혜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명희 회장의 차명주식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신세계는 차명주식의 존재를 스스로 고백하고 모두 실명전환하는 등 정공법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청년희망펀드'에도 재계순위(공기업 제외) 14위인 신세계는 SK·LG·롯데와 같은 100억원을 기부해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신세계는 다른 사업자들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때 관광산업 위기론을 꺼내 주목을 받았다. 올해 들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50% 가까이 늘어난데 비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8%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전시키려면 서울 명동 일대를 일종의 '면세특구'로 조성해 관광객이 한번이라도 더 찾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신세계의 논리다.

이번에 관세청이 신세계의 사업구상에 손을 들어주면서 서울 명동 일대는 반경 500m 안에 대형 시내면세점 두 곳을 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신세계 본점 옆에 자리잡은 남대문시장의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신세계는 남대문시장을 세계적인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며 민관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장충동에 위치한 호텔신라 서울점은 신세계의 등장으로 자신의 파이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신세계 본점은 국내 백화점 가운데 명품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현재 신세계는 20년 숙원사업인 서울 시내면세점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겠다며 벼르는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한,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동대문 터줏대감 '두산'의 위력..팔걷은 박용만

두산은 면세점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상권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점이 인정을 받았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심사위원들은 동대문의 입지적 조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두산의 비전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데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활동하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던 박 회장은 지난달 말 동대문지역 상권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공익재단(동대문미래창조재단)에 개인돈 100억원을 내기로 하는 등 면세점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두산은 이번 면세점 진출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들의 재무악화를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동 사장은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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