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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저금리에도 아직 잘 버티는 생보사들

  • 2015.11.18(수) 06:00

올 들어 9월까지 순이익 작년보다 20% 증가
보장성 상품군 확대와 자산운용 강화로 대응
역마진도 본격화..연말엔 수천억 준비금 폭탄

생명보험사들이 오랜 저금리의 와중에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총자산은 처음으로 700조 원을 넘어섰다.

본업인 보험영업보다는 자산운용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 구조는 여전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그만큼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저금리의 여파로 올 4분기엔 수천억 원대의 준비금 폭탄도 예상되고 있다. 다만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 3분기 실적도 양호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생명보험사의 전체 순이익은 3조 68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53억 원, 19.6% 증가했다.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는 82조 3508억 원으로 작년보다 4조 5526억 원, 5.9% 증가했다.

보장성보험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고, 개인형퇴직연금 가입이 늘면서 퇴직연금 등도 5.8% 성장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도 양호했다. 총자산이익률(ROE)과 자기자본이익률(ROA)은 각각 0.72%와 7.99%를 기록해 작년보다 0.06%포인트와 0.27%포인트 올랐다. 9월 말 현재 총자산은 707조 753억 원으로 10.4% 늘었다. 자기자본은 63조 9192억 원으로 13.9%나 증가했다.

 


◇ 내용은 글쎄… 

순이익이 늘고 있긴 하지만 내용이 좋지만은 않다. 비경상적인 이익으로 꼽히는 채권 처분이익이나 배당수익 등 투자 영업이익 덕분에 순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 3분기까지 투자 영업이익은 16조 2413억 원으로 작년보다 1.3% 늘었다.

반면 보험영업 부문에선 손실이 여전했다. 3분기까지 누적 보험 영업이익은 14조 610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수입보험료가 늘면서 보험 손실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줄어든 게 위안거리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금까진 저금리 덕분에 채권값이 많이 오르면서 재미를 봤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채권값이 떨어지면 충격이 올 수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전반적인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삼성생명·한화생명 선방

생명보험업계 ‘빅2’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성적표도 좋았다.

삼성생명은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 1784억 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1.7% 줄었다. 올 3분기 순이익은 2720억 원으로 작년보다 7.8% 줄었다.

다만 지난해 삼성물산을 비롯해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수입보험료는 17조 3411억 원으로 2.5% 늘었고, 총자산도 226조 4000억 원으로 9.8%나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210억 원으로 작년보다 36.2% 늘었다. 누적 수입보험료도 10조 1990억 원으로 2.6%, 총자산은 97조 4680억 원으로 11.3% 성장했다.

◇ 체질 개선 나서고 있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저금리 환경에 대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저금리로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실하게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올 3분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작년보다 8.3% 늘어난 반면 연금과 저축성보험은 각각 7.1%와 15.4% 줄었다. 위험손해율도 2013년 86.2%, 2014년 84.4%. 2015년 1분기 79.6%, 2분기 75.8%, 3분기 73.5% 등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3분기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작년보다 13% 늘어난 반면 연금과 저축성보험은 각각 1.7%와 2.7% 줄었다. 한화생명은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른 채권을 처분하면서 공격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다만 올 1분기와 2분기 4% 후반대로 치솟았던 투자수익률은 3분기엔 4%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와중에 역마진 우려도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올 4분기 쌓아야 할 변액보험 보증준비금만 2000억 원, 한화생명도 1000억 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저금리가 지속하면 투자환경이 나빠질 수 있고,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도 예정된 만큼 견실한 이익구조 구축과 함께 선제 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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