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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삼성SDI, 배터리에 '올인'

  • 2015.11.18(수) 11:34

케미칼부문 매각대금, 배터리에 투자
중국공장 본격 가동..전기차시장 공략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삼성SDI가 다시 한번 변신에 나선다. 과거 브라운관부터 PDP, OLED 등 디스플레이사업으로 성장했던 삼성SDI는 이제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최근 이뤄진 케미칼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삼성SDI는 배터리사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단 준비는 끝난 상태다. 내년부터 본격 성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모바일기기까지 삼성SDI는 모든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 케미칼 사업 매각 '실탄장전'

 

삼성SDI는 최근 몇년간 변화를 겪었다. 초기 OLED사업은 분할과 합병 등의 과정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로 합쳐졌고, LCD에 밀린 PDP사업도 정리했다. 디스플레이사업을 정리한 삼성SDI는 지난해에는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합병하며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케미칼부문을 분할해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제 삼성SDI에는 배터리사업과 전자재료사업만 남게 됐다. 삼성SDI는 케미칼사업 매각을 통해 앞으로 배터리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케미칼부문 매각과 관련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생산라인 증설과 연구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SDI는 상당기간 배터리사업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해 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SDIBS)를 출범시켰고, 지난달 22일에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 기술력·성능 인정 받았다

 

삼성SDI의 배터리 제품은 기술과 성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인정 받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SDIBS에서 제작한 '로우(Low)팩'을 전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 승용차 바닥에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으로 높이를 낮춘 배터리 팩으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공개된 아우디 'Q7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물론 BMW 전기차(PHEV) 라인업, 벤틀리 PHEV에도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아우디는 삼성SDI와 함께 1회 충전으로 5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세계적인 전력설비·자동화 기업인 스위스 AAB와 협력제휴를 맺었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소규모발전)용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ABB의 기술과 결합해 소규모발전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 전기차 배터리, 승부처는 '중국'

 

삼성SDI를 포함한 배터리업계는 중국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 B3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4년 220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시장이 급격하게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3년 1만8000대에 불과했던 중국시장은 지난해 8만대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16만대, 내년에는 24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적인 전기차를 확대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총 500만대의 전기차 충전수요를 만족시키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삼성SDI도 중국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준공한 시안 합작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삼성SDI 시안공장은 연간 4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셀과 모듈 등 모든 공정을 갖췄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매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안공장은 기존의 글로벌 OEM 업체들은 물론 현재 중국·세계 버스시장 1위 업체인 Yutong(위통), 중국내 트럭 1위 업체인 Foton(포톤) 등 중국 로컬 상용차 및 승용차 10개사로부터 배터리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이미 배터리가 공급되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 로컬 제조사에 비해 배터리 기술에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BMW, 아우디,  벤틀리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브랜드 파워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지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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