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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쌍용차 'SUV 명가' 재건

  • 2015.11.20(금) 14:31

'코란도C'로 시작해 '티볼리'로 부활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쌍용차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모회사의 붕괴로 경영권이 이곳저곳으로 넘어가면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그 탓에 생산과 판매가 안정되지 못해 한때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통 SUV를 만든다는 자부심은 그렇게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쌍용차는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레저붐 덕에 과거 쌍용차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SUV 위주의 라인업이 이제는 장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쌓아온 SUV 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소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무너진 자존심

쌍용차의 주력은 SUV다. 특히 '코란도'는 쌍용차의 아이콘이나 다름 없다. 그만큼 '코란도'는 쌍용차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 여전히 쌍용차가 두터운 SUV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코란도'라는 브랜드의 힘 때문이다.

'코란도'는 1983년 첫 선을 보였다. '코란도'의 역사가 곧 국내 SUV의 역사라고 불릴 만큼 쌍용차는 SUV에 관한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모기업인 쌍용그룹이 무너지면서 쌍용차에게도 시련이 닥쳐왔다.
 
▲ 지난 2009년 쌍용차는 노조의 대규모 파업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내수 판매량이 71대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과 판매 라인이 모두 붕괴되기도 했다.

이후 쌍용차의 주인은 대우차에서 중국 상하이차를 거쳐 현재의 인도 마힌드라로 넘어갔다. 중국 상하이차의 경우 쌍용차의 기술을 빼가고 껍데기만 남겨둔 채 철수했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쌍용차는 홍역을 치렀다.

쌍용차 주인의 손바뀜이 거듭될수록 생산과 판매는 무너졌다. 그 사이 현대·기아차는 쌍용차의 전유물이다시피했던 SU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쌍용차가 가지고 있던 국내 SUV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잠식했다. 소비자들의 뇌리 속에도 '쌍용차=SUV'라는 공식이 희석돼가고 있었다.

심지어 지난 2009년 7월에는 내수 시장 판매량이 71대를 기록했을 만큼 쌍용차의 상황은 심각했다. 결국 쌍용차는 그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코란도'로 시작해 '렉스턴'까지 국내 SUV 시장을 평정했던 쌍용차의 아성은 그렇게 무너졌다.


◇ '티볼리'로 부활 선언

쌍용차가 본격적으로 부활하기 시작한 것은 주인이 인도 마힌드라로 바뀌고부터다. 인도 마힌드라는 지난 2010년 쌍용차를 인수했다.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SUV에 강점이 있는 쌍용차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것이 마힌드라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마힌드라가 들어오기 전까지 쌍용차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신차 투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 탓에 경쟁 업체들이 계속해서 시장을 가져가도 바라만 봐야 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코란도C'가 출시되면서 쌍용차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란도C'의 출시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무너진 쌍용차의 자존심을 되살릴 첨병이자 인도 마힌드라 체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차였기 때문이다. '코란도C'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쌍용차는 '코란도C'의 성공에 힘입어 판매 회복에 나섰다. 작년 '코란도C'의 내수 판매량은 1만6182대,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은 1만2982대를 기록할 만큼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코란도C'가 쌍용차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올해 선보인 '티볼리'는 쌍용차가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쌍용차는 올해 야심작인 소형 SUV '티볼리'를 선보였다. '티볼리'는 마침 불어닥친 레저 붐과 맞물리며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티볼리'의 누적 내수 판매량은 3만4885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쌍용차 내수 판매량의 44%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티볼리'는 유럽형 디자인과 예전 쌍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탁월한 주행성능이 인정 받으면서 르노삼성의 QM3와 함께 소형 SUV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 강력한 SUV 라인업 만든다

과거 쌍용차는 SUV에 치중된 라인업이 큰 단점으로 지적됐다. 세단은 대형 세단인 체어맨 시리즈 밖에는 없었다. 따라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쌍용차의 이런 단점들은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쌍용차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총 7만9251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44.2% 증가한 수치다. 이중 SU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달한다. 쌍용차가 내수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10대 중 9대는 SUV인 셈이다. 
 
▲ 쌍용차가 선보인 '티볼리' 기반 콘셉트카 'XLV-Air'.

쌍용차의 SUV라인업은 소형부터 중형, 대형에 이르기까지 전 세그먼트에 포진돼 있다. 소형에서는 '티볼리'가, 중형은 '뉴코란도C', 대형은 '렉스턴W'를 내세웠다. 여기에 '코란도 스포츠'와 MPV모델인 '코란도 투리스모'까지 합세하면서 쌍용차의 SUV 라인업은 완성차 5개 업체 중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라인업 구축에 나섰다. 
최근 출시된 '티볼리 디젤' 모델은 물론 내년 '티볼리 롱바디'를 출시해 '티볼리'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쌍용차는 최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티볼리'에서 파생된 콘셉트카 ‘XLV-에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쌍용차는 내수 시장에서 '티볼리'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유럽 시장에는 '티볼리'를 선보인 상태다. 향후 해외 네트워크를 현재 114개국에서 122개국으로 확대하고 '티볼리' 뿐만 아니라 쌍용차의 SUV 모델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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