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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출발 좋네"

  • 2013.04.25(목) 08:57

한국 기업들 복병은 `엔저`..미국은 유럽쪽 사정 주목해야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 증시가 `호실적` 바람에 순항중 이다. 안팎의 악재에 둘러쌓여, 꽉 막혀 있던 한국 증시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선전 덕분에 숨통이 트일 조짐이다. 그렇다고 낙관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국내 증시의 경우 엔저(低)가, 미국의 경우 유럽 쪽 사정이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수 있는 만큼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

 

◇美·日 실적 호조..증시도 '好好'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지표 부진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가긴 했지만 기업실적이 그나마 버팀목이 돼 줬다. CNBC에 따르면 이날까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들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68%가 월가가 예상한 주당순이익(EPS)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어닝시즌에 대한 증시 전반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익 증가율 역시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일본 기업들도 엔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호실적을 내놓고 있다. 엔저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배가 아플` 노릇이지만 일단 글로벌 증시 심리 전반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이익은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일본의 200대 기업의 세전수익이 16조900억엔에 달하며 전년대비 75% 증가를 예상했다. 엔저가 기업들의 실적 호조 효과로 실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일본 증시는 최근 무섭게 오르고 있다.

 

◇국내도 IT가 불안감 무마..자동차 등 엔저 실제 여파 관심

 

국내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전날(24일)까지 발표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은 하나같이 예상치를 웃돌며 위용을 뽐냈다. 최근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매출이 전년대비 15% 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 가까이 증가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스마트폰 관련 수익 덕분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특히 이들의 경우 앞으로도 이익 개선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1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이같은 IT 실적 호조는 이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쇼크 충격이 IT 실적 호조로 무마되는 상황인 만큼 2분기 개선 기대감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서 일본기업들이 실적 호조를 이끈 엔저가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엔저 충격을 얼마나 잘 견뎌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5일, 기아차는 26일에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업종 역시 어닝쇼크가 예고됐고 소재 등을 중심으로 이미 연초대비 이익전망치가 하향된 곳이 상당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모멘텀 이어질지 주목해야

 

미국 기업 실적에서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유독 유럽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S&P500 기업들 수익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데 유럽 안정과 중국의 더 나은 성장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례로 포드 등은 기대이상의 실적을 내놨지만 유럽에서는 4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월풀 역시 유럽 쪽 실적이 유독 부진한 것으로 나왔다.

 

또 순이익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은 실적발표 기업의 40%선에 머물며 과거 평균 62%를 밑돌고 있어 그간 우려됐던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 내기의 한계를 일부 노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금융주와 통신주는 강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에너지와 IT 쪽은 상대적으로 부진이 예상되고 있고 실제 최근 발표된 주요 IT 기업들의 실적 결과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엔저가 수출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 여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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