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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분기 어닝쇼크.. 투자의견 '매수' 대상 실종

  • 2013.08.16(금) 11:18

 

16일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의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내렸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은 증권주 중 유일한 ‘매수’ 의견이었으나, ‘삼성’ 브랜드에 부합하지 못하는 낮은 주주가치 제고력으로 투자의견을 내렸다”고 말했다. '매도'(SELL) 의견이 실종된 국내 증권가에서 ‘보유’는 사실상 ‘매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보유한 증권주를 모두 ‘팔라’고 권한 셈이다.

올 1분기(4~6월) 증권사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 합은 27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4% 급감했다. 조성경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기대치를 85% 하회하는 어닝쇼크”라고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 괄호안은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단위 억 원, 자료 KTB투자증권)]

 

적자에 허덕이는 증권사들도 많다. 현대증권의 1분기 영업손실이 256억원으로 작년 동기(-114억 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또 동부증권(-171억 원), NH농협증권(-14억 원) 등은 영업손실로 전환됐고, 교보증권(-7억 원), 대신증권(-144억 원), 한화투자증권(-121억 원)은 지난해에 이어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이익이 하향평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양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전년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리츠종금증권·하나대투증권·한국투자증권 등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원인은 채권 손실에 있다. 5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62곳이 보유한 채권 잔액은 모두 1334조9895억 원으로 총자산의 50%를 넘는다. 특히 대형사들의 채권 보유액은 평균 10조 원 수준. 지난 5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은 커졌다. 금리가 0.5% 상승하면, 채권 보유액 10조 원당 손실 규모가 1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성경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 중심의 금융상품 영업강화에 따른 증권사의 보유채권 규모 확대는 금리 상승으로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됐다”며 “향후 시장금리가 급락하더라도 지난 분기의 평가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다희 애널리스트는 또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 지연으로 자산관리 수익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기업공개(IPO) 등 주식발행시장(ECM) 역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회복될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점진적인 경기회복과 채권 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1분기를 바닥으로 증권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경기의 점진적 회복에도 투자심리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재웅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불활실성에 따른 개인 투자심리 악화로 당분간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 수익 개선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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