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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부영 입주자 '사랑으로' 떼내겠다

  • 2015.12.07(월) 16:28

입주예정자 동의 75% 받아..준공후 개명 절차 착수
'리페온 위례 숲' 등 새이름으로 시공사 색채 지우기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하는 위례신도시 한 민간분양 아파트 계약자들이 새 아파트의 단지명을 '개명(改名)'하기로 한 일이 벌어졌다.

 

민간분양 아파트의 단지명은 건설사들이 판촉을 위해 만든 고유 브랜드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시공 품질을 두고 건설사와 마찰을 일으켜 온 이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아예 건설사 브랜드를 떼내겠다고 나선 것.

 

해당 건설사로서는 자사가 지은 아파트의 '얼굴'과도 같은 브랜드가 지워지는 초유의 '굴욕'을 당하게 된 셈이다.

 

7일 위례신도시 일선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신도시 내 경기도 성남 창곡동 A2-10블록 '사랑으로 부영' 입주대책위원회는 최근 입주 계약자 75% 가량으로부터 '단지명 교체 동의서'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2013년 부영이 분양한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21개동, 전용면적 85~149㎡ 총 138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부영은 주로 주택도시기금(옛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민간건설 공공임대(분양전환 임대) 위주로 사업을 벌여온 주택전문 건설사다.

 

이 건설사는 2006년부터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단지의 이름인 '사랑으로 부영'과 원앙새 모양의 브랜드 이미지(BI)가 향후 아파트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 이를 교체키로 했다.

 

▲ 지하철 8호선 복정역 인근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사랑으로 부영' 모델하우스

 

예비입주자들의 대표 회의 격인 입주자대책위원회 측은 당초 아파트 시공 품질 등과 관련해 부영과 의견 대립을 빚던 과정에서 단지명과 BI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교체하거나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영 측은 자사 BI가 담긴 단지명을 고쳐달라는 입주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종전 단지명 그대로 사용허가 및 소유권 보존등기(주택의 구조, 면적, 소유권 등을 최초 등기부등본에 기재하는 것)를 추진해 왔다. 

 

▲ 광주 지역 한 아파트에 붙어 있는 부영 사랑으로 BI

이에 입주자대책위원회는 보존등기 후 곧바로 단지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개명 요건인 입주자 동의율 80%를 마저 채워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현재 '위례', '위례숲' 등 입지와 주변 환경을 강조하는 단어와 입주민들이 자체 제작한 '리페온' 등의 명칭을 조합한 '리페온 위례(숲)' 등의 단지명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M공인 관계자는 "미사강변도시 등의 공공분양 아파트가 민간 건설사 브랜드를 붙이려하거나 지역명을 부각시키기 위해 단지명을 바꾼 사례는 있지만 입주민들이 시공사 고유 브랜드에 불만을 품고 이를 떼내겠다고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4~6일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주자대책위원회 측은 단지 조경이나 건물 외장 등의 시공 품질이 떨어진다며 사용허가전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 측은 조만간 관할 성남시에 사용검사를 신청해, 이달 말까지 사용허가를 받고 입주 역시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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