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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대신 블로그, 신세계의 실험

  • 2015.12.07(월) 18:15

▲ SSG블로그는  인물과 문화, 역사 등을 소재로 삼는다. 기업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른 그룹 홈페이지와 다르다. 최근 SSG블로그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밥장'의 인터뷰가 실렸다.

 

"저도 처음에는 다이어리에 그림도 그리고 색칠도 하고 한땀 한땀 신경써서 열심히 썼었어요.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하더라구요." ('기록의 고수 밥장이 전하는 2016 스타벅스 다이어리 활용법' 中)

최근 신세계그룹 'SSG블로그(ssgblog.com)'에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인 '밥장(본명 장석원)'의 인터뷰 글이 올라왔다. 여행 큐레이터로서 TV 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한 그는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자신의 노트에 꼼꼼하게 남기는 '기록 마니아'로 알려져있다. 밥장은 "예쁘지 않아도 되고 멋지지 않아도 된다"며 다이어리 작성요령을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에는 그룹 홈페이지가 없다. 밥장 인터뷰와 같은 글이 모여있는 SSG블로그가 그룹 홈페이지 역할을 대신한다. 삼성·현대차·LG가 홈페이지 첫 화면을 홍보성 내용으로 채운 것과 달리 SSG블로그는 배우 유아인을 분석한 글과 라면예찬 같은 글을 '대문'에 걸어놨다. 규격화되고 절제된 이미지로 방문자들에게 다가가기보다는 사람과 문화, 역사 등을 소재로 신세계그룹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처음엔 반대도 심했다. 멀쩡한 그룹 홈페이지를 닫고 그 자리를 블로그로 채우겠다는 발상은 빌딩을 허물어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과 다름없었다. SSG블로그 운영을 맡고 있는 장대규 신세계그룹 홍보팀 부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시도일 것"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SSG블로그를 오픈하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인력과 비용에 대한 내부설득 등 넘어야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오픈한지 100일을 넘긴 현재 SSG블로그 순방문자는 30만명 수준이다. 오픈 초기 딱 한 번의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방문객 모집에 나서지 않은 탓에 순방문자가 많지는 않지만, 한번 들어왔다 나가는 뜨내기 손님보다는 블로그 이곳저곳을 음미하는 충성도 높은 방문객이 많았다고 한다. SSG블로그 방문객의 평균체류시간은 3분으로 이들은 3꼭지 이상의 콘텐츠를 열어본다.

최근 SSG블로그는 IT전문가 2000여명이 참여해 평가하는 '웹어워드 코리아'에서 기업블로그 분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 평가위원은 "깔끔한 구성과 유익한 내용의 콘텐츠로 좋은 스타트를 한 느낌이 든다"는 평가를 남겼다. 반면 "온라인 독자들은 기업의 민낯을 좀 더 보길 원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걸음마를 뗀 SSG블로그가 내년엔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있을까. 장 부장은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냄새 나는 콘텐츠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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