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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원로중심 비상경영..과거 삼성과 닮았다

  • 2013.04.25(목) 00:00

김연배 부회장 등 그룹 원로 복귀..비상경영위원회 가동

한화그룹이 원로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기부재에 따른 공백을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퇴진한 이후 삼성의 행보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 24일 그룹내 원로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한화투자증권 김연배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한화그룹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된 김연배 부회장은 1968년 한화에 입사한 그룹내 최고 원로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3년간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역임하며 위기를 극복해 냈다. 지금 한화그룹의 어려움을 돌파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부문별로 금융부문은 김연배 부회장이 겸직하고, 제조부문은 한화케미칼 홍기준 부회장, 서비스부문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홍원기 사장이 맡는다. 이들 원로경영인 3인과 함께 최금암 그룹경영기획실장이 실무총괄위원을 담당하는 구조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금융, 제조, 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별로 계열사 CEO들과 함께 주어진 현안에 대해 즉각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비상경영위원회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까지 그룹의 대규모 투자, 신규사업 계획 수립, 주요 임원인사 등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회는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에서 수시로 의사결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의사결정 방식은 전원합의방식으로 결론이 도출되며 필요에 따라 각 계열사의 CEO들이 주요 위원으로 참석하게 된다.

 

 

이같은 비상경영체제는 지난 2008년 삼성그룹과 닮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퇴진 당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그룹 원로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다시 삼성그룹 대표로 복귀시켰다.

 

삼성은 또 '회장-그룹 전략기획실-계열사'라는 기존의 의사결정구조를 해체하고, 계열사 독립경영과 함께 사장단협의회를 운영한 바 있다.

 

사장단협의회 산하에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설치해 계열사간 이해관계를 조율했었다. 각 위원회에는 계열사 사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그룹의 원로를 수장으로, 각 계열사 CEO 들이 참여하는 위원회 형태로 비상경영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한화의 비상경영과 2008년 이후 삼성의 모습이 유사하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김승연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그룹 경영기획실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CEO들과 함께 비상체제를 운영해 왔지만 투자나 정기인사 등 안팎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미뤄진 상태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은 현재 30세로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는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올해 투자와 인사 등의 시급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진행하고, 김 회장 구속후 사실상 중단된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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