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분식회계의 窓]①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가장 많아

  • 2015.12.23(수) 14:01

감독당국 분식회계 조치 기업들 분석
방송 및 통신기기 제조업체 고의성도 짙어
대기업도 분식회계..과징금은 최대

회계사들도 찾아내기 어렵다는 분식회계를 조금이라도 눈치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회계는 회계처리기준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이뤄지고, 분식회계도 그 틀에서 일종의 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 분식에 자주 활용되는 재무정보나 분식회계가 잦은 업종의 특징도 있을 수 있다. 과거의 분식이 현재와 미래의 분식을 알아챌 수 있는 팁이 되지 않을까. 비즈니스워치가 과거 10년여간의 분식회계 사례들을 통해 국내 상장사들의 분식회계 흐름을 짚어봤다.[편집자]

 

 

☞과거 분식회계 분석방식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회계감리 결과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회계처리 위반)를 확인, 행정조치 등을 내린 기업의 명단을 기초로 했다. 2005년~2015년(11년치) 사이 증선위가 발표한 분식회계 기업 중 비상장사를 제외한 241개의 상장사를 전수조사했으며 분식회계 적발 전후로 상장폐지된 업체도 포함했다. 업종구분은 증선위 발표기준이며 한국표준산업분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위험이 높거나 분식혐의가 확인된 기업을 대상으로 감리를 실시한다. 감리는 재무재표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잘 작성되고 정확하게 공시됐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감리 결과 분식회계가 확인된 기업에 대해서는 과징금이나 증권발행제한 등의 행정조치는 물론 고의일 경우 검찰고발과 통보 등 사법처리의 절차도 진행한다.

 

2005년 이후 분식회계사실이 확인돼 증선위의 조치를 받은 상장사는 241곳이나 됐다. 10년여간의 누적수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상장회사(유가증권+코스닥)의 수가 1800여개에 불과하고, 금감원의 조사범위도 제한돼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분식회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 소프트웨어 개발업종 최다

 

업종으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가장 많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종은 분식회계 적발 241개사 중 10% 수준인 24개사로 나타났다. 40여개 업태와 1000여개의 업종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1개 업종의 10% 분식회계 비중은 아주 높은 수준이다.

 

증선위 조치일을 기준으로 보면 2005년 7월 신세계아이앤씨를 시작으로 프리셋(아이디씨텍), 하이콤정보통신의 회계처리 위반이 확인되어 징계처분이 내려졌고, 2006년에는 세종로봇(애즈웍스), 여리인터내셔널, 벅스인터렉티브(로커스)가 2007년에는 씨오텍, 이네트가 증선위 조치를 받았다. 2008년 적발된 조이토토와 에이트픽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이고, 2009년 아이씨엠, 리노스, 코스코스피엘씨, 윈드스카이도 재무재표 작성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징계처분을 받았다.

 

2010년에는 신지소프트, 하이스마텍, 코어비트, 골드카운티(투미비티), 에스브이에이치 등의 소프트웨어업체가 적발됐고, 2011년에는 한글과컴퓨터가 분식회계로 대표이사 검찰고발조치까지 당했다. 2012년 어울림정보기술과 어울림엘시스, 2013년에 적발된 와이디온라인도 모두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 방송 및 통신기기 제조업체 고의성도 짙어

 

방송기기나 유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들도 분식회계가 많은 업종으로 꼽혔다. 방송 및 유무선통신기기 제조업종에서는 같은 기간 20개 기업이 분식회계로 징계처분을 받았다.

 

2005년 서원아이앤비(코웰시스넷), 브이케이, 맥시스템, 2006년 케이티씨텔레콤, 비이티, 마틴미디어(지세븐소프트), 2007년 텔레윈, 한텔, 코스모씨앤티, 2008년 케드콤, 오페스, 메디에스앤피(덱트론)이 매출을 속이거나 자산을 부풀렸다가 적발됐다.

 

통신기기 제조사들 중에서는 2009년에도 네오리소스, 케이엠에스, 헤쎄나,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분식으로 적발됐고, 2010년 유티엑스, 오라바이오틱스, 2012년 어울림네트웍스, 2013년 에 적발된 씨엔에스테크놀로지도 방송장비와 유무선통신기기 제조업종이다.

 

특히 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은 분식의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조사됐다. 20개 적발업체 중 18개 업체가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와 검찰고발 및 통보 조치를 받았다.

 

 

# 컴퓨터 시스템설계와 컴퓨터 관련장치제조업도

 

컴퓨터관련 업종에서의 분식회계도 빈번했다. 컴퓨터 시스템설계 및 자문업에서는 2005년 코리아링크를 시작으로 2006년 오토윈테크, 2007년 티에스엠홀딩스, 현대정보기술, 키이스트, 2010년 인성정보, 정원엔시스템, 2011년 대양글로벌이 잇따라 회계처리 위반으로 적발됐다.

 

또 컴퓨터 제조업(나래윈, 카라반케이디이), 컴퓨터입출력장치 제조업(베넥스, 골든프레임네트웍스), 컴퓨터 주변기기 및 관련부품 제조업(솔트웍스, 젠네트워크, 아이디엔,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에서도 회계처리 위반이 발견됐다.

 

분식회계 최다 적발업종인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통신기기제조업, 컴퓨터 시스템설계업 등은 모두 IT 관련 업종이다. IT강국을 이끈 벤처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초기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금감원 회계감독국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관련 업종에 분식회계가 잦았다고 해서 업종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 정확한 분석은 필요하지만 그쪽으로 새롭게 생겨나는 업체들도 워낙 많기 때문에 빈도에 따른 비율증가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술변화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관련해서 자산평가라든지 회계처리가 뒷받침을 못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기업도 분식회계..과징금은 최대

 

신생기업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거대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대기업들도 분식회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업규모가 큰 만큼 분식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했고 그 피해도 컸다.

 

100대기업(2014년 매출액 기준) 중 지난 2005년 이후 분식회계 사실이 확인된 기업은 모두 5곳이다. 가장 가깝게는 대우건설이 2015년 9월에 3896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로 20억원의 과징금 최고액을 부과받았다. 다만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검찰고발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직전에는 효성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여간 허위로 회계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증선위는 2014년 7월 효성에 과징금 최고액인 20억원을 부과하고 대표이사 2명을 해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역시 검찰고발은 하지 않았지만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이 분식회계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금은 두산건설로 이름을 바꾼 두산산업개발은 2006년에 분식회계로 20억원의 과징금과 대표이사 해임권고조치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같은해 5월에 분식회계가 확인됐지만 예금보험공사가 통보 조치한 기업이고, 위반행위 경과 시점부터 5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만 받았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12월에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와 우발부채내역을 주석에서 빠뜨린 혐의로 4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 장난감 제조사에서 영화배급업체까지

 

적발건수가 적은 업종을 기준으로 보면 눈에 띄는 특이 업종들도 많다. 장난감 제조업체인 손오공은 2011년에 회계처리 위반으로 적발됐고, 만화영화를 제작업체 한신코퍼레이션(2005년), 영화배급업체 미디어코프(2009년), 연예인 매니저업을 하는 팬텀엔터테인먼트(2009년) 등은 분식회계로 대표이사가 검찰고발 조치되거나 증선위의 조치 전후로 기업이 무너져 상장이 폐지됐다. 특이할 점은 손오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징계조치 전후로 상장이 폐지됐다는 점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