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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2015 부동산 '으~추워'→'앗! 뜨거'

  • 2015.12.28(월) 07:33

부동산 시장 이슈 결산
규제완화에 거래량 급증, 분양시장 과열

# 올해 부동산 시장은 규제완화의 본격화로 시작했습니다. 올 3월 취임했던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주택시장의 정상화"라고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시장 회복에 대한 민간의 신뢰는 미약하다. 시장 정상화 대책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죠. 연초만 해도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아직 온기가 부족하다고 봤던 겁니다.

 

 

# 하지만 연말에 다가와서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놨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때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처음부터 대출 원금을 이자와 함께 갚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주택대출에 관리가 필요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졌다고 본거죠.

 

▲ 12월 14일 오전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이 금융위 기자실에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과 가계부채 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2015년, 올해 만큼 한 해 사이 부동산 시장 상황이나 이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진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도 이렇게 털어놓더군요.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바뀔 줄은 몰랐네요."
 
# 시작은 미지근했지만 시장은 금새 달아올랐습니다. 올해 주택 거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누적 주택거래량은 110만582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습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2006년 한 해 동안 기록한 108만2453건인데요. 올해는 한 달을 남겨놓고도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습니다. 연말까지는 120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 월별 거래량 변동 추이(자료: 국토교통부)

  

# 집값은 거래량 증가에 비해 크게 뛰진 않았습니다. KB국민은행 집계로 작년말 대비 11월말 전국주택가격은 4.23% 올랐는데요. 이는 작년 한 해(2.1%)보다는 큰 폭이지만 지난 2011년 6.9%, 2006년 11.6%보다는 낮은 상승률입니다.

 

지역별로 수도권이 4.25%(서울이 4.12%), 5대 광역시가 5.77%, 기타 지방이 2.32% 상승했습니다.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10.38% 오른 대구 였는데요. 대구에서도 수성구는 15.3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 청약시장은 수요자들이 구름떼 같이 몰려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속출할 만큼 달아올랐습니다. 특히 대구·부산지역의 청약열기가 대단했죠. 수도권에서는 위례·광교 등의 신도시와 강남 재건축 물량이 큰 인기를 끌었고요.

지역별로 평균 청약경쟁률은 부산이 82.8대 1로 가장 높았습니다. 대구가 56.4대 1, 울산이 46대 1, 광주는 30.7대 1이었고요, 서울도 작년 5.4대 1에서 올해 14.6대 1로 높아졌죠.

 

단지 가운데서는 지난 9월 현대건설이 분양한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동'의 1순위 경쟁률이 평균 622대 1로 가장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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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부동산114

 

# 이는 3월부터 수도권 청약 1순위 자격이 청약통장 가입 1년(종전 2년)으로 단축되는 등 정부가 시장을 띄우기 위해 청약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영향이 큽니다.

 

수요가 몰리자 건설사들은 분양물량을 대거 늘렸죠. 국토부 집계로 11월말까지 분양된 공동주택은 총 49만3360가구로 작년보다 50.5%나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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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올해 주택을 짓기위해 인허가를 받은 물량은 11월말까지 67만가구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연말까지는 72만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언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주택 인허가가 물량이 70만가구를 넘은 해는 관련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7년 이후 75만가구가 공급된 1990년 단 한 차례 뿐입니다. 분당·일산·평촌 같은 신도시가 생기던 때였죠. 이 때문에 기록적인 주택인허가 증가가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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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별 주택 인허가 실적 추이(자료: 국토교통부)

 

# 뜨거웠던 분양시장에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놀랄만한 기록도 많이 나왔는데요.

 

부산에서 포스코건설이 짓는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최고층 펜트하우스 전용 244㎡ E타입 분양가를 67억96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로 책정해 '고가 분양'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3.3㎡당 분양가도 7002만원으로 역대 최고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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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규모로는 한꺼번에 6725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내놓은 대림산업의 '용인 e편한세상 한숲시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단일 분양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프로젝트였죠.

 

▲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견본주택에 마련된 상담석에서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대림산업)

 

# 하지만 뜨거웠던 주택시장의 이면에는 치솟는 전셋값이 있었습니다. 고질병이 되다시피한 전세난 때문에 집을 사거나 분양시장에 뛰어들게 된 수요자들이 많았다는 거죠.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현재까지 11.9%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7.14%에 비해 오름폭이 4% 포인트 가까이 커진 것입니다. 특히 수도권은 14.5%나 올랐죠. 작년(7.62)%의 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는데요. 전세가율은 11월말 기준 전국 73.7%, 서울 7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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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시장은 어떨까요?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 주택공급 과잉 우려까지 있어 시장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폭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분양시장은 급랭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투자 목적이든 실거주 목적이든 부동산 투자에는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는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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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일대 고층 주상복합 /이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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