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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만 넣나요?'..살 길 찾는 주유소

  • 2016.01.03(일) 09:00

세차장·경정비 탈피..패스트푸드·편의점 입점 확대
주유만으로 수익내기 어려워..수익다각화 차원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 위치한 현대셀프 화정점. 이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가 만든 첫 복합주유소다. 흔히 볼 수 있는 주유소 외에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 함께 입주해 있다.
 
인근 유동인구와 차량 동선 등을 고려한 결과 패스트푸드점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오픈 예정인 현대셀프 울산점과 호남제일주유소 등도 지역 상권을 분석해 복합주유소로 만들 계획이다.
 
▲ 현대오일뱅크 복합주유소 1호점
 
현대오일뱅크외에 다른 정유사들도 변신에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여성운전자들을 위한 여성친화 주유소 '엔느'를 만드는 등 특정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컨셉도 선보였다. GS칼텍스나 에쓰오일 역시 복합주유소 확대를 추진중이다.
 
과거 세차와 자동차 경정비에 그쳤던 주유소 부대시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현재 주유소들이 처한 상황과 관계가 깊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1.8%로 다른 소매업의 영업이익률(6.1%)보다 현저히 낮다. 주유소협회가 1318개의 주유소 경영실태를 직접 분석한 결과(2012년 기준), 주유소당 연평균 매출액은 38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3800만원으로 실제 이익률이 1.02%에 불과, 통계청 자료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유소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석유제품에 붙는 유류세가 많아서다. 특히 저유가 시대가 오면서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어선 상태다. 이 때문에 제품을 팔아도 실제 주유소가 가져가는 이익은 많지 않고, 오히려 세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결제된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 주유소가 1만2000개를 넘어섰고, 알뜰주유소 등과의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주유소들은 패스트푸드나 커피숍, 편의점 등을 통해 수입원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유지가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3년 한국주유소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유소에 편의점이나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등을 부대시설로 갖춘 비율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이들 시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주유소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복합주유소는 기름외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복합주유소 개발이 가능한 직영주유소는 앞으로 적극적인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주유소 운영자는 “주유 외 사업에서의 수익이 아주 크다고 보긴 힘들지만 주유 사업만으론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편의점 등 유통 소매점을 포함한 복합주유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타 주유소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업종도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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