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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성큼]②고소공포증도 치료한다

  • 2016.01.08(금) 10:26

영화·게임과 ‘찰떡궁합’…성인물 시장 ‘후끈’
의료분야서 질병 치료·교육용 쓰임새 ‘굿’

지난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이 정보기술(IT) 생태계를 비롯해 우리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놓은 것처럼 가상현실도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가장 먼저 영화와 게임 같은 영상 콘텐츠가 훨씬 실감나게 바뀌면서 관련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건강·의학 분야에 접목되면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폐쇄공포증 등 각종 공포증을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 콘텐츠 더욱 생생해진다
 

가상현실과 만나 가장 활활 불붙을 분야가 영화와 게임 같은 영상 콘텐츠다. 가상현실은 공상과학(SF) 영화의 단골 소재였으나 이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에 적용된다는 얘기다. 이미 그러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 가상현실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VR은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란 제작팀을 통해 지난해 6월 '헨리'란 애니메이션 티저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등장인물인 아기 고슴도치 헨리가 관람자를 쳐다보며 감정을 표현하는 등 관객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전용 카메라도 나왔다. 노키아는 지난해 '오조(Ozo)'라는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제품을 선보였다. 구형 본체 안에 8개 렌즈와 마이크를 탑재한 오조는 매순간을 3D입체 영상으로 잡아낼 수 있고, 이렇게 촬영한 영상을 조합해 가상현실 기기에 쏘아주면 관람자는 마치 현장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노키아의 가상현실 전용 카메라 오조는 8개 센서와 8개 마이크가 장착된 구 모형의 카메라로 입체적인 가상현실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가상현실과 궁합이 잘 맞는 분야가 게임이다. 이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콘솔형 비디오게임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가상현실을 주목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작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세계 3대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서는 게임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미래형 즐길거리가 대거 공개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E3에는 오큘러스를 포함한 가상현실 관련 업체가 전년(6개사)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7개사가 참여했다.

 

가상현실 시장을 이끌어갈 초기 킬러 콘텐츠로 단연 성인물이 꼽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가상현실 포르노 시장이 영화와 게임에 이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가상현실 사용자 가운데 15%가 영화, 5%가 게임, 3%가 포르노를 접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액으로는 올해 가상현실 포르노 시장이 1300만달러인데, 오는 2020년에는 77배 성장한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분야에도 활발하게 접목될 전망이다. 이미 해외의 일부 대학에서는 가상현실의 인접 기술인 증강현실 등을 통해 해부학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안경형 웨어러블PC(입는 컴퓨터) '구글 글래스'를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용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교육 도구로서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가상현실은 게임과 떼놓을 수 없다. 작년 5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쇼 '굿게임쇼 코리아 2015'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게임을 체험하며 놀란 표정을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질병 치료·의료진 교육에 유용
 

무엇보다 의료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가상현실은 질병 치료나 의료진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온 기술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가상현실 기술은 정신과에서 다양한 치료에 활용되어 왔다. 환자를 가상현실 상황에 노출시켜 그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해 병을 치료하는 식이다. 예를들어 고소공포증 환자에게 높은 투명 엘리베이터 안에 있도록 한다거나 멀미가 심한 사람에겐 움직임이 심한 자동차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뇌졸증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로 수영이나 축구 스키 같은 운동을 환자 난이도에 맞게 선택하게 한 다음에 팔과 몸통을 움직이면서 재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이 외 대인·비행·폐쇄공포증, 자폐증, 강박증, 정신분열증, 불안증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이 확대되어 개발비가 저렴해지면 의학 영역에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 운동이나 여행 등 여가 생활의 공간적 한계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실제 필드처럼 생생한 골프를 즐길 수 있고, 가상현실로 실제 해외 여행을 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을 마치 길거리 매장에 직접 방문한 것처럼 현장감있게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에 증강현실이 덧붙으면 더욱 다양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PC를 착용하면 실제 공간에 3차원 입체 홀로그램을 띄워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이나 공장 작업 현장에선 업무 관련 정보나 매뉴얼을 띄어놓고 일을 할 수 있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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