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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의전쟁]③'중화쿠롄' 공세..흔들리는 대세

  • 2013.08.20(화) 17:50

ZTE등 中 스마트폰업체 내수 업고 돌풍
국내 3대 제조사 팬택, '베가'로 승부수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는 지금의 스마트폰 양강 체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노키아와 블랙베리 사례를 보면 스마트폰 시장에선 아무리 정상에 올랐어도 잠시 방심하다간 곧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지기에 누가 계속 승승장구 할 수 있을 지 예단하기 어렵다. 쫓고 쫓기며 뒤집히는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이라 영원한 강자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중화쿠롄’이라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돌풍이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ZTE(中興)와 화웨이(華爲), 쿨패드(酷派), 레노버(聯想) 4개 업체를 일컫는 중화쿠롄은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매물로 나온 기존 휴대폰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한번에 끌어올려 내수에서 세계 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삼성·애플을 직접적인 경쟁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중화쿠롄, 내수 등에 업고 시장 확대 
 
19일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 5대 가운데 1대는 중국 제품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화쿠롄 4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19%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동기 14%보다 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들 각각의 세계 시장 점유율 순위는 4∼7위로 삼성전자와 애플·LG전자 뒤를 이어 나머지 자리를 모두 꿰찼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성장한 배경은 워낙 거대한 내수 시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29% 늘어난 1억7800만대, 올해는 63% 증가한 2억8900만대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자들의 눈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가격대에 따라 1000위안(한화 18만원) 미만을 초저가, 1000~2000위안을 저가, 2000~4000위안을 중고가, 4000위안(한화 72만원) 이상을 고가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71%)을 차지하는 소비 구간은 1000~2000위안대의 저가형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군은 2000위안 이상 중고가(56%) 제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는 높은 사양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도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고사양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 유명 제품을 모방하는 이른바 ‘짝퉁’ 이미지를 벗고 점차 제대로 된 제품을 공급하면서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 노키아·블랙베리 삼킬 태세..궁극적으로 삼성·애플 겨냥
 
중국 업체들은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내수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경쟁력이 높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기기 사업을 워낙 공격적으로 하고 있어 어느 순간에 업계 판도를 뒤엎을만한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기존 휴대폰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모자란 기술을 보충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한번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포그래픽 보러가기]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제품 공개행사를 연 화웨이의 리처드 유 회장은 스마트폰 1,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키아 인수를 고려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3위인 화웨이가 한때 휴대폰 업계 1위였던 노키아를 끌어안을 경우 모바일 업계는 3강간 치열한 세력 다툼의 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당시 6.18mm의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기록을 깬 스마트폰 신제품(어센드 P6)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 레노버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블랙베리(구 리서치인모션 RIM)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실제 레노버는 블랙베리 인수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자 운영체제(OS)를 가진 몇 안되는 회사인데다, 특허와 메시징 기술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 부분에 취약한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최대 약점은 브랜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노키아나 블랙베리 같이 한때 업계를 주물렀던 업체를 인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노키아나 블랙베리란 이름을 달고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이 노키아를 삼킬 경우 삼성과 애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전망이다. 노키아가 보유한 막대한 통신 특허를 중국 업체들이 가져가면 곧바로 삼성과 애플을 대상으로 특허 대전을 벌이면서 이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국내 3대 제조사 팬택..'부활' 날개짓

중국 업체의 돌풍 말고도 시선을 안으로 돌려보면 국내 3대 휴대폰 제조사 팬택이 눈길을 끈다. 팬택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그룹 계열사가 아니라 순수 벤처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루고 있어 또 다른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팬택은 지난 2011년 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선언하면서 경영에 숨통이 트이는가 싶더니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경영이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채권은행 등으로부터 끌어들인 자금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베가’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면서 경영난을 타개하고 있다. 아울러 베가LTE-A, 베가아이언 등 신제품을 내세워 올 4분기까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팬택은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애플 '아이폰5'와의 힘겨루기에서 밀리면서 고전했다. 결국 지난해 팬택은 국내 판매량이 전년보다 51만대 감소한 302만대에 그쳤다. 국내에서 2위 자리를 놓고 LG전자와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으나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치는 대기업 앞에서 언제나 열세였다.
 
그러나 팬택은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3월 박병엽 부회장 단독 체제에서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조직을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를 통해 박 부회장은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베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올해 반드시 재도약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박 부회장은 조직 전환 이후 퀄컴과 삼성전자로부터 지분 투자를 이끌어내 유동성 숨통을 틔우는 한편 국내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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