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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의전쟁]④차세대 전쟁터는 '손목'

  • 2013.08.20(화) 17:57

노키아 등 휴대폰 강자들 몰락..영원한 승자 없어
혁신 거듭해야..차세대 손목시계형 경쟁 본격화

스마트폰 시장은 낙관하고 방심하기엔 너무 냉혹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기 전 휴대폰 최강자였던 핀란드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거의 침몰 직전에 놓여 있다. 모토로라는 이미 구글의 품에 안기는 등 수모를 겪었고, 리서치인모션(RIM)은 블랙베리로 사명을 바꾸고 재기를 노렸으나 타이밍을 놓쳐 매각을 검토하는 처지다. 

 

스티브 잡스 사후 이렇다 할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애플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과거 혁신의 대명사라는 명성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애플과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자칫하다가는 크게 휘청일 수도 있다. 갈수록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의 흥망성쇠 주기는 짧아졌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고가 프리미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저가 보급형 제품이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회와 위기가 뒤섞인 상황이다. 바야흐로 혁신을 거듭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마켓파워를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 '스마트워치' 선점 경쟁 후끈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스마트폰 다음으로 시계형의 ‘스마트워치’에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일종의 웨어러블(Wearableㆍ착용가능한) PC다. 최근 구글이 안경형 제품 ‘구글 글래스‘로 웨어러블 PC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스마트워치는 또 다른 스마트 혁명을 이끌어낼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혁신 경쟁이 시계 분야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스마트워치 시대는 조만간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스마트폰 양강 체제를 이끄는 삼성과 애플을 비롯해 LG전자 등이 관련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이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똑똑한 시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전을 펼칠 전망이다.

[해외 IT 전문매체 T3는 삼성전자가 내달 공개할 예정인 스마트와치 '갤럭시기어'의 컨셉 디자인을 동영상을 통해 선보였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IFA)에서 ‘갤럭시기어’란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기어의 자세한 사양은 아직 알 수 없으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채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갤럭시 기어로 추정되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이 특허에 나온 기기는 길다란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를 손목에 두르는 방식이다. 갤럭시기어는 금속과 합성수지, 유리를 이용해 외관을 만들고, 최초로 휘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손목에 시계를 휘감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아이워치(iWatch)’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워치를 만들기 위해 전담 연구진 100여명을 투입했으며 미국 특허상표청에 관련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워치에는 곡면형 유리 디자인이 적용됐다.

[해외 IT 블로그 상에서 돌아다니는 애플 아이워치의 예상 이미지.]



LG전자도 내년 여름 이전에 스마트시계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스마트시계 개발에 착수,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화학 등과 함께 제품에 탑재될 부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달에 특허청에 ’G와치’를 비롯해 ’G글래스’ ’글래스G’ 등 스마트 시계로 추정되는 관련 특허 8개 상표를 출원했다.

 

소니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를  이미 지난해 출시했다. 이 제품은 14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근거리무선통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고 음성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내놓을 스마트워치도 소니 제품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스마트폰 사양 경쟁 한계

 

시계형의 워치폰은 과거 일반 휴대폰 시절에도 등장했었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를 비롯해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같은 중소 기업들도 한때 워치폰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용하기 불편한데다 가격도 일반 고가 휴대폰보다 2배 이사 비쌌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일반폰에 시계 기능이 내장돼 있어 따로 워치폰을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 워치폰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시장에 나오자마자 곧바로 사라져버렸다.

[기존에 시장에 등장했다가 빛을 못보고 사라진 워치폰 제품들. 도표출처:HMC투자증권]


 

최근 워치폰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혁신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최신 하이엔드 스마트폰 사양은 5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와 줄어든 베젤(테두리), 쿼드코어(두뇌격인 코어가 4개) 이상급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성능 경쟁은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제품의 외형 디자인도 비슷비슷해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액세서리 형태의 스마트 기기가 나오면 사용자들에게 좀 더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스마트워치가 기존 제품의 실패를 교훈삼아 매우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혁신적인 IT 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아이워치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아이팟 시장을 대체하는 동시에 스마트TV 및 스마트카 등 차세대 스마트 IT제품과 기존 아이폰· 아이패드를 애플 생태계 속에서 효율적으로 연결시켜 사용자의 실생활을 변화시키는 ‘모바일용 스마트 리모트콘(smart remote control device)’으로 성장하며, 또 한번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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