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⑧BNK금융, 폭우 속으로

  • 2016.01.15(금) 10:43

[병신년, 변화무쌍한 은행 지배구조 기상도]⑧
주가 급락하며 유상증자 계획 차질…부실기업 여신 '지뢰'
지배구조 변곡점…성세환 연임 유력 속 수렴청정 논란도

BNK금융그룹은 새해 초부터 경남은행 후폭풍에 휩싸여 있다.

BNK금융은 경남은행 인수와 함께 DGB금융과 JB금융 등 그동안 경쟁하던 지방은행을 따돌리고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섰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금융그룹이란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경남은행 인수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작년 말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유상증자 규모는 애초 계획에 턱없이 못 미쳤다. 올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지배구조도 변곡점에 와있다. 손교덕 경남은행장과 성세환 BNK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잇달아 끝난다. 성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긴 하지만, 경남은행 후유증을 딛고 명분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최대주주로서 계속 돈을 쏟아붓고 있는 롯데그룹의 의중도 관심사다.

 


◇ 주가 급락하며 유상증자 계획 차질

BNK금융은 최근 유상증자 발행가격을 주당 675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자금조달 규모는 4725억 원이다. 이 자금은 바젤III 도입을 앞두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자본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BNK금융은 애초 7420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2014년 5000억 원대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실제로 작년 11월 1만 3000원을 웃돌던 BNK금융의 주가는 지금은 8000원대로 추락했다.

그러면서 유상증자 규모도 2700억 원이나 줄면서 애초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비율 상승효과가 72bp에 불과하다”면서 “증자 이후에도 보통주 자본비율은 JB금융 다음 수준인 7.79%에 그친다”고 말했다.

◇ 경남은행 후유증 극복·시너지 관건

BNK금융은 그동안 승승장구해왔다. 경남은행 인수와 함께 총자산 100조 원을 넘어서면서 지방금융그룹 수준에서 벗어났다.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경남은행 인수와 함께 보통주 자본비율이 떨어지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애초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자본비율 개선 효과가 미미해 추가 유상증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은행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악재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BNK금융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부산과 경남은행 모두 조선과 건설, 해운, 부동산PF 등 구조조정대상 업종에 대한 여신 비중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BNK금융은 부산과 경남지역 산업구조의 특성상 조선업 여신 비중이 높고, 최근 건설과 부동산PF 대출도 크게 늘면서 위험업종 여신 비중이 27%에 달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배구조 변곡점…성 회장 연임 유력

올해는 지배구조에 대한 교통정리도 확실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성세환 회장은 2012년 3월 부산은행장에 이어 2013년 8월 BNK금융의 전신인 BS금융 회장에 올랐다. 이장호 BS지주 회장의 사퇴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덕을 봤다.

성 회장은 지난해 부산은행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장기 집권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다. BNK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8월 끝나지만, 부산은행장 연임에 성공한 만큼 회장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BNK금융 내부적으론 성 회장 대항마를 찾아보기 어렵다.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지만, 올 초 임기가 끝나면서 성 회장이 인사권을 쥐게 된다. 그렇다고 박영봉 BNK금융지주 부사장을 비롯한 기존 임원 중에서 후보군을 꼽긴 더 어렵다.

◇ 필요한 건 명분…수렴청정 논란도 여전

성 회장 입장에선 이젠 명분만 더 쌓으면 되는 셈이다. 그동안 공격적인 외형 확대에 성공한 만큼 이제 뒤처리와 함께 시너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덩치에 맞게 수익성과 건전성을 키우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금감원은 BNK금융을 포함해 지방금융그룹의 과도한 외형 확장을 주시하고 있다.

수렴청정 논란도 아직 남아있다. BNK금융은 이장호 전 회장 퇴진 후 고문직을 신설했고, 이 전 회장은 작년 11월에야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다 보니 단순 예우 차원을 넘어섰다는 평가와 함께 성 회장이 아직 이 전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롯데그룹의 의중도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BNK금융의 지분 12.01%를 가진 최대주주다. 경남은행 인수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밀려 최대주주 자리를 잠시 내주긴 했지만 이내 자리를 찾았다.

롯데그룹은 이번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600억 원 안팎이다. 최대주주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현재 구체적인 경영 사안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이봉철 롯데쇼핑 부사장이 BNK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어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