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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펀드패스포트 판짜기]①펀드 국경을 없애자

  • 2013.08.21(수) 10:10

`단일 펀드 판매시장` 목표..실무그룹 논의중
`유럽연합 벤치마크` 2015년까지 법·제도 마무리

 
아시아 전역에서 자유롭게 펀드를 사고 팔수 있는 ‘여권’이 발급될까? 국가간 펀드 판매를 허용하는 '펀드 패스포트'(fund passport) 제도가 무르익고 있다. 2010년 호주의 제안으로 시작된 '아시아 지역 펀드패스포트'(Asia Region Funds Passport, 이하 ARFP) 도입을 위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출범 목표는 2016년이다.

지난 6월25일부터 26일. 대만 타이페이 리젠트 호텔에 ARFP 실무그룹(working group)의 두 번째 회의가 열렸다. 이 실무그룹은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한국 등 4개국으로 구성됐다. ARFP 도입을 위해 아시아 13개국이 모인 ‘정부 실무자간 워크샵’(Policy&Technical workshop)이 6차례 열렸지만 별 진전이 없자, 올 3월 별동대격인 ‘실무그룹’이 만들어졌다.

이 회의에선 각국의 이해관계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펀드패스포트를 '공모(투자자 수가 50인 이상) 펀드'에만 한정지을 지에 대한 논쟁이다. 호주는 펀드패스포트에 사모펀드까지 포함하자고 주장했다. 국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펀드 패스포트를 출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은 반대 입장이다. 사모펀드까지 포함될 경우 국내 집합투자업자의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ARFP 의향서의 참여의무(Commitment) ‘강도’에 대서도 의견이 갈렸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의향서 서명국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펀드패스포트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펀드패스포트 도입 전 각국의 자산운용업계의 의견 수렴절차에 동의해야한다고 맞섰다.

이틀간의 실무그룹 회의 결과는 곧바로 이어진 ‘정부 실무자간 워크샵’에 전달됐다. 이 자리에선 일본과 태국, 필리핀, 홍콩 등이 ‘실무그룹’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펀드패스포트에 좀더 적극적인 의사를 드러낸 것. 가입 의지가 높은 태국은 새 맴버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고, 일본은 조건에 따라 가입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반면 필리핀은 가입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이사 등은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참여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 참석한 박중훈 한국예탁결제원 펀드시장지원부 차장은 “의향서 내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우리나라의 ARFP 참가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호주는 우리나라의 참여가 ARFP 제도 차체의 핵심 조건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FP의 공식 출범은 2016년이 목표다. 올해 말까지 ARFP 참여국들의 다자간 양해각서(MMOU)를 체결한 뒤 2015년 법과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2016년 공식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출범 일정은 이상적인 목표”라며 “참여국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거나, 법 개정에 시간에 따라 ARFP 시행은 예상보다 훨씬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펀드 패스포트 'UCITS(Undertaking for Collective Investment in Transferable Securities) 지침(Directive)'은 국간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1985년 논의이후 실제 도입까지 26년이 걸렸다.

◇ 펀드패스포트는?
펀드패스포트는 국가들간의 펀드 교차판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각국 금융당국의 인가 필요가 없어진다. 국경을 넘어 거대한 단일 펀드 판매시장이 형성되는 것. EU의 ‘UCITS 지침’이 대표적이다. 2001년 도입이후 유럽 펀드시장은 1990년 초에 비해 9배 가량 급성장했다. 현재 UCITS펀드는 일반 펀드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도입은 2010년 호주가 처음 제안했다. 자국의 자산운용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이었다. 현재 두가지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간의 펀드패스포트인 ASEAN CIS(Collective Investment Scheme)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논의 중인 ARFP다. ASEAN CIS는 현재 출범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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