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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또 '혼연일체' 금감원은 '부글부글'

  • 2016.01.19(화) 17:47

금융위-금감원 간부진 합동 연찬회로 6개월 만에 만남
금융위, 금융개혁 내세워 독주 지속…금감원 불만 증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지난해 7월 합동 워크숍 후 6개월 만에 신년 합동 연찬회로 다시 만났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여전히 혼연일체를 강조했지만, 금감원 직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임 위원장이 겉으론 금감원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실제론 오히려 손발을 꽁꽁 묶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 금융위-금감원 간부진 6개월만에 만났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은 19일 금감원 연수원에서 고위간부 40명이 참석하는 합동 연찬회를 개최했다. 양 기관은 이 자리에서 올해 업무계획과 함께 금융개혁 추진 과제를 공유했다. 2008년 2월 옛 금융위와 금감원이 분리된 후 간부진의 새해 합동 연찬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금융개혁 과정에서 금융위와 혼연일체로 일해준 금감원 임직원의 헌신과 노력을 치하하면서 두 가지를 분명하게 주문했다.

우선 두 기관이 개혁 의지는 물론 실행에 이르기까지 하나가 되어 화학적인 결합 수준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정보공유와 협력체계를 정비하고, 긴밀하게 공조해줄 것도 당부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양 기관이 한 몸처럼 금융개혁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하면서, 이 과정에서 금융위의 협조와 배려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또 양 기관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층 더 성숙한 동반자로 거듭나 금융개혁을 완수하자고 화답했다.

 

◇ 손발 묶이고 힘 빠지는 금감원


 

▲ 임종룡(왼쪽) 금융위원장이 취임 직후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금융개혁 혼연일체가 적힌 액자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작년 3월 취임 후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취임 후 첫 행보로 금감원을 방문하고, 처음으로 금융위와 금감원 간부 합동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금감원에 금융감독과 제재 권한을 대폭 넘겨 일방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러나 두 기관의 관계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금융위는 제대로 감당도 못 하면서 금감원을 권한을 하나둘씩 뺐고 있고, 금감원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임 위원장이 금융개혁을 내세워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면서 금감원의 권한은 더 쪼그라들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책은 이미 금융위가 회수한 지 오래고, 그나마 금감원이 가지고 있던 현장감독 권한은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모두 풀리고 있다. 금감원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검사권 역시 컨설팅 방식을 도입하면서 결과적으로 금감원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행된 ‘금융규제 운영규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법규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지도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자의적인 개입을 금지하면서 결국 금감원은 손발이 꽁꽁 묶였다.

◇ 금융위-금감원 갈등 새해에도 쭉~~ 

그러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도 공공연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 규제 완화 과정에선 금감원이 보험상품 표준약관 폐지에 반대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고, 증권범죄 조사권을 두고 금감원이 반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금감원의 조직개편안 때문에 양측이 얼굴을 붉히고 있다. 금감원은 업무량 확대에 따라 조직 확대를 요청했지만, 인사와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금융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 위원장은 금감원을 실행 조직으로 보고 권한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금융위 실무 간부들은 복지부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웅섭 금감원장의 경우 혼연일체만 강조하면서 금감원 수장으로서 목소리를 전혀 내지 못하고 끌려다닌다는 불만도 많다.

금감원 전 간부는 “금융개혁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시장 친화적인 검사나 제재는 개념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면서 “금융위는 금융개혁을 내세워 금감원의 힘을 빼는 데 골몰하는 것 같고, 금감원장은 명분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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