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피 흘리는 韓면세점시장..지혈 서둘러야"

  • 2016.02.02(화) 15:56

[면세점 경쟁력 강화 국회 세미나]
"특허권 재심사 제도는 잘하는 기업 끌어내리는 격"
"면세점으로 한국경제 활로 뚫어야..`자동갱신` 필요"

"면세점 시장은 특허권 재심사로 인해 현재 피를 흘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가 이를 시급히 지혈하지 않으면 일본, 태국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면세점 시장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면세점협회와 한국유통학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 원장,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최노석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부회장,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 등 국내 유통업계 전문가를 비롯해 해외 유명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의 더못 데이빗 사장이 참석해 현재 면세점 시장의 현황과 향후 정부의 정책 개선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관세청 등 당국의 면세점 정책 담당자들은 이날 참석자 명단에 보이지 않았으며, 세미나 장소에서 이들의 토론을 방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면세점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면세점시장 독과점은 자연스러운 형태"

 

이날 국내외 전문가들은 면세산업이 특혜를 받고 있다는 오해와 독과점 논란으로 인해 정부가 지원 대신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승희 연구원은 "특혜성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카지노사업처럼 마진이 보장되거나 전국민을 대상으로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통신사업이어야 한다"며 "면세점 사업은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며, 실제로 이익이 깨질때마다 정부가 조처를 취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사업은 개별 기업들이 일궈 놓은 결과라는 것이 함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또 면세점 산업은 독과점이 자연스러운 생태계라고 진단했다. 함 연구원은 "명품업체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유통점에서 물건을 판매하려 하지 않으며 까다롭게 군다"며 "오랫동안 업력을 쌓고 잘 알려진 대기업을 상대로 물건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면세점 정책..1등 학생책상 빼앗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권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김승욱 교수는 "정부가 면세점 시장에서 1등 학생의 책상을 빼앗아 버린 것"이라며 "기업이 열심히 영업활동을 해서 이익을 얻었으면 잘하는 기업을 격려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잘하는 기업을 끌어내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11월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등은 희생양으로 지목됐다.

 

최노석 한국관광협회 부회장은 "쇼핑에 열광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면세점은 주요한 관광 목적지"라며 "1960년대부터 관광객들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잡은 워커힐과 랜드마크인 롯데타워면세점을 없애 한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외화벌이를 놓치게 됐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이로 인해 국내 면세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데에도 목소리를 같이 했다.

 

더못 데이빗 사장은 "한국 면세점이 제공하는 제품과 품질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대형 면세점이 문을 닫자, 프랑스 명품브랜드들은 5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판국에 한국에서 새로운 매장을 열 수는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 "면세점 전쟁..'특허권 자동갱신'이 살길"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의 면세점 정책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규제를 풀어 지난해 사후면세점이 1만개를 넘었다. 중국은 해외로 쇼핑을 떠나는 자국민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롯데 본점면세점의 6배 크기인 하이난 싼야 시내면세점을 세웠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과 태국으로 향하는 발길을 (한국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를 위해 참석자들은 정부가 향후 면세점 특허권을 '자동갱신'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사업자들이 특허권 갱신에 대한 불안감 없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특혜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도한 특허수수료 역시 면세점 업체들의 경쟁력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용구 교수는 "면세점 시장을 두고 각국이 국제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어, 정부가 국내 면세점 시장의 챔피언을 육성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며 "2018년 인구절벽을 맞아 국내 유통시장이 불황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 면세점으로 한국 경제의 활로를 뚫을 수 있도록 면세점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