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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낙하산 논란 속 취임…구조조정 난제 잘 풀까

  • 2016.02.12(금) 11:34

12일 산업은행 회장 취임식 "구조조정 내용 파악 중"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취임식을 열고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올해 산업은행은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등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40여 년의 금융권 경력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논란 속에서 취임한 이 회장이 과연 여러 난제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구조조정 원칙을 확실히 세우자"며 "자구 노력이 없는 기업, 한계 기업에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쟁력 강화와 산업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의 흐름이 선순환되도록 금융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제공)


이런 발언은 아직 원론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취임식 뒤 기자들과 만나 "기업구조조정은 내용 파악을 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함부로 얘기하면 이해당사자들이 많이 있어 경우에 따라 상처받을 수 있다"며 "제 판단이 옳다는 보장이 없어서 조금 더 공부해 상대방과 시장의 상황을 생각하고 최선의 대답을 만드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 '낙하산 인사'에 머물러 있다. 민간 금융사에서 40년 넘는 경력을 쌓았지만, 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는 평가다. TK(대구·경북) 출신에 이번 정권 창출에 기여한 친박(親朴) 인사라는 점도 부정적인 평가를 초래했다.

산업은행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이 회장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정책금융기관 수장으로서 자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전 직원 앞 공개토론 등 자신이 정책금융을 이끌어갈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증명하지 못한다면 정권에 편승한 자격 미달의 낙하산임을 인정하고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평가를 타개하기 위해선 이 회장 앞에 놓인 기업 구조조정 이슈부터 풀어야 한다. 첫 과제는 현대상선이다.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고, 조만간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산업은행 내부 문제로는 9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자회사 매각 이슈가 있다. 산업은행은 지분 15% 이상을 보유한 118개 자회사 가운데 91개를 3년 안에 팔아야 한다.

이 회장이 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자회사 매각 문제 등을 푸는 데에는 원칙과 방향을 세우고 이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것 외에도,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도 이뤄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산업은행 경영 환경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상황에선 정부와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관료 출신이 아닌 이 회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캐피탈 사장,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투) 사장,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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