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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송금 단돈 4천원'..은행권 '신(新) 수수료 전쟁'

  • 2016.02.17(수) 15:16

스마트뱅킹 활용 해외 송금·환전 수수료 인하 경쟁
핀테크와 스마트뱅킹 경쟁 격화.."고객 선점하자"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객 수수료 인상에 고심하면서도 모바일뱅킹을 활용한 금융거래에 대해선 수수료 깎아주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를 활용해 금융 거래비용이 줄어드는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는 은행 간 치열해지는 스마트뱅킹 경쟁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하반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앞서 고객 선점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신(新) 수수료 전쟁'이다.

우리은행은 어제(16일) 위비뱅크를 통한 새로운 송금 서비스 '위비 퀵 글로벌송금'을 선보이면서 각종 수수료를 깎았다.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바레인 등 10개국에 송금할 수 있는데, 송금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위비뱅크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연계해 송금하면 추가로 전신료(8000원) 50%를 깎아준다.

 

우리은행 영업점을 이용해 해외에 송금하는 경우 금액에 따라 5000원에서 2만5000원의 송금 수수료를  받는다. 인터넷 해외송금 땐 50%를 우대해주지만 위비뱅크를 활용하면 전액 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가령 영업점에서 2000달러를 송금하는 경우 송금수수료 2만 원 등 총 2만 8000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하지만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같은 돈을 보낼 때 단 4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핀테크의 발달로 송금서비스가 더욱 간편해지고, 각종 '페이'의 등장으로 업권을 초월한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외국환은행의 고유영역이었던 해외 송금 등의 업무를 개방했다. 외환이체업을 새로 도입하면서 은행을 통하지 않아도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가령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을 통해서도 해외 송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도입되면 이런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모바일뱅킹 경쟁이 치열한데다, 인터넷 전문은행, 페이 등을 통해 더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길들이 생긴다"면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이런 경쟁에 조만간 발을 들여놓는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수취인 핸드폰 번호만으로 해외 송금이 가능한 '원큐(1Q)트랜스퍼' 서비스를 내놓는다. 역시 기존의 송금수수료를 낮추기로 하고, 내부 협의 중이다. 이 서비스는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통상 수취인이 내는 10달러~15달러 수준의 중개은행 수수료도 없다. 자체 송금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신료 역시 면제된다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연말 연초를 기점으로 은행들은 각각 밀고 있는 스마트뱅킹을 활용해 환전 수수료 90%를 깎아주는 파격적인 우대도 내놨다. 통상 내부 직원이나 VIP고객들에게 70%까지 우대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70~80%까지 깎아주는 사례는 많았지만 90%는 흔치 않았다. 은행들이 환전을 해주고 수수료로 100원을 받아야 하는데 90% 우대를 적용해 10원만 챙기겠다는 얘기다. 내부에서도 파격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이달 말까지 위비뱅크를 이용해 환전을 신청하면 달러화, 엔화, 유로화의 경우 90%까지 환전수수료를 깎아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까지 써니뱅크를 통해 환전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찬가지로 90%까지 우대해준다.

 

은행 한 임원은 "도입 초기엔 생각보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위비뱅크든 써니뱅크든 사용을 독려하고 고객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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