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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응시생은 왜 늘어났을까

  • 2016.03.04(금) 10:47


해마다 떨어지던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가 올해 5년만에 반등했다. 시들해졌던 공인회계사 자격에 대한 선호도가 되살아난 걸까?

지난달 28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공인회계사 자격 1차 시험의 접수자는 1만 282명으로 지난해보다 967명이나 늘었다. 1차 시험 접수자는 2011년이후 5년째 하락했는데 추세에 역행하는 통계나 나온 셈이다.

1차 시험 접수자수는 2011년 1만 2889명, 2012년 1만 1498명, 2013년 1만 630명, 2014년 1만 442명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9315명으로 2010년 이후 처음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접수 후 실제 시험에 응시한 응시자의 수도 같은 흐름이다. 1차 시험 응시자수는 2011년 1만 1910명, 2012년 1만 498명, 2013년 9601명, 2014년 9461명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8388명으로 전년대비 1000명 이상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아직 금융감독원의 공식집계는 안됐지만 접수자 대비 응시자 수가 평균 9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응시자 수는 9000명대는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에 대한 응시자수의 증가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심각한 수준인 청년 취업난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 비해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회계사 자격으로 취업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분도 감안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인회계사의 주 업무인 외부감사 시장이 침체되면서 공인회계사의 보수 수준도 과거보다 떨어졌지만, 워낙 어려운 취업환경이 사회에 첫발을 딛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만한 직장, 혹은 이만한 스펙도 없다는 판단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공인회계사 응시생은 대부분 청년들이다. 올해 응시자의 연령대를 보면 대학 재학생 비중이 71.3%로 높고, 이들 중 90% 이상은 졸업을 앞둔 3학년과 4학년이다. 연령별로도 30대 미만인 응시자수가 전체의 89.7%에 달한다.

최근 지표들에서도 청년 취업문제와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이 치러진 다음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통계를 보면 대졸 학위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가 1년전보다 4.7%나 증가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대학 내에서도 주로 상경계열 학생들의 응시비중이 높은데 최근 상경계열 대학 입학생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교육부가 집계한 지난해 4년제 대학 학과별 입학정원을 보면 전체 입학정원 33만 3807명 중 4만 8417명이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였다. 입학생의 14.5%가 상경계열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1차 시험 응시자수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나 90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 한 해뿐이라 추세적인 흐름으로 보긴 어렵지만, 취업난이나 여러 가지 사회현상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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