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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조종 힘들다고? 개가 웃는다"..SNS 공방

  • 2016.03.14(월) 15:39

대한항공 모 부기장 페북글에 "과시 심하다" 댓글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 표현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종사 업무에 대해 "과시가 심하다" "개가 웃는다"는 표현을 포함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댓글을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작년 임금 단체협상 결렬로 쟁위행위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대한항공 김 모 부기장은 페이스북에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무슨 일을 할까요"라며 국제선의 경우 이륙 최소 2시간 반 전부터 일을 시작하고, 비행 전날에도 집이나 호텔에서 비행과 관련한 준비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조 회장은 이 포스팅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그는 "전문용어로 잔뜩 나열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 주고, 운행 중 기상변화가 있어도 대한항공은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분석해준다"고 했다.

 

이어 "조종사는 GO, NO GO(가느냐, 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 파일럿으로 가는데"라며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암살(엄살의 오타 추정)이 심하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페이스북 화면 캡쳐

 

이렇게 댓글을 남긴 조 회장은 1분 뒤 마지막 부분("엄살이 심하네요")을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고 수정해 다시 올렸다.

 

이어 15분 뒤 재차 마지막 부분을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린드버그(Lindbergh) 같은 소리를 하네요.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는 구절을 덧붙여 댓글을 수정했다.

 

조 회장은 또 "비행시간의 (두)배는 휴식을 취해야 다시 비행을 해야 한다는 말은 빼 먹으셨네"라는 말과 "알파고도 실수를 하죠. 그래서 조종사가 필요합니다"라는 댓글도 별도로 달았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서는 이 글을 실제 조 회장이 달은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현재는 회사 안팎에서 조 회장이 직접 단 것이 맞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4일 오전부터 조종사 노조 게시판에는 해당 글에 대한 화면 캡처 이미지와 함께 "비행기 운항이 자동차 운전보다 쉽다니… 진짜 회장이 맞냐?" "조종사를 이렇게 생각하니 임금협상이 진행될 수가 없다"는 등의 반발 댓글이 수십여개 올라오고 있다.

 

대한항공 한 조종사는 "이는 대한항공 조종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민항기 조종사의 업무를 폄훼한 것을 물론 직업적 명예를 실추시키자고 작정한 발언"이라며 "각국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IFALPA) 등에 공론화해 책임을 묻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회장이) 조종사 전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뿐 아니라 쟁의행의 수위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의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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