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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알파고]⑤한번 뒤처지면 못 따라 잡는다

  • 2016.03.15(화) 11:23

인공지능기술 가진 ICT기업 주도 `시장 재편`
민간기업 투자 서둘러야..官연구소 효율성 의문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인간대표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압승을 거두자, 이제 관심은 우리의 대응방안으로 모아지고 있다. 

 

알파고를 통해 미래사회 인공지능의 중요성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구글, IBM, 애플 등에 뒤진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지다. 특히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많은 경험치를 쌓으려면 시간투자가 필수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한 번 뒤쳐지면 따라잡기 힘든 이유다.

 

▲ 중국 바이두가 작년말 자율주행차 도로 테스트를 마쳤다. [사진=인민망]

 

◇美·日은 물론 中까지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인 구글은 지난 14년간 인공지능 분야 기업 인수합병에만 280억달러를 쏟았다. IBM도 인공지능 왓슨 개발에 10억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일본은 도요타가 10억달러를 들여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한데 이어 정보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2021년까지 도쿄대 입학을 목표로 한 인공지능로봇 개발을 진행중이다.

 

그동안 ICT 분야에서 뒤쳐졌다고 여겨진 중국 조차 인공지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실리콘밸리에 딥러닝 연구소를 설립해 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작년말에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치고 향후 3년 내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상용화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자율주행 테스트는 단순히 차 간을 맞춰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앞지르기, 추월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이 포함됐다.

 

이처럼 전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글로벌 패권을 위해 연구개발(R&D), 인재영입과 인수합병(M&A)을 병행하면서 단시간 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인력, 데이터 인프라 등 인공지능 기술력과 산업적 기반이 미약한 상태다.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될 경우 기술력 부족으로 글로벌 ICT 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ICT 기업으로 시장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면서 "다행히 아직은 선두기업은 있으나 글로벌 주도사업자는 없는 상태인 만큼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이 실업률을 높인다는 걱정도 있지만, 프레임을 달리봐야 한다"면서 "기계와 사람간 경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 경쟁, 즉 인공지능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 경쟁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

 

이세돌과 알파고 간 세기의 대결로 인공지능 관심도가 높아지자, 정부도 분주해졌다.

 

민간중심 연구개발이 미흡하니 정부 주도의 연구소라도 세워, 불씨를 지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오는 4월 삼성, 현대차, LG, SK, 네이버 등이 참여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정부 지원금도 300억원이 투입되며, 참여기업들이 일정 비율씩 출자하는 형식이다.

 

▲ (사진윗쪽)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를 방문해 지능정보기술 연구현황 등의 설명을 듣고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오른쪽 첫번째)와 의견을 나눴다. (사진 아랫쪽)같은 날 최 장관(왼쪽 첫번째)은 서울 서초구 LG전자 서초R&D캠퍼스도 방문해 지능정보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안승권 LG전자 사장(오른쪽 첫번째)과 의견을 나눴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연구과제들은 국책연구소 등에 맡기고 있지만, 일정수준 성과까지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 "그래서 인공지능 분야는 민간중심 연구소를 설립해 정부 자금을 투입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소에서는 필요시 M&A를 하거나 해외인력도 스카웃할 계획이다. 또 참여기업 간 인공지능 데이터, 기술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요소인 데이터를 위해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예를들어 자동차 기술 데이터는 현대차가 많지만, 자율주행차를 위해선 다른 기업 데이터까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 주도의 민간연구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지금까지 정부가 육성하겠다고 예산을 투입한 빅데이터, 3D프린터, 드론 등의 사례를 보면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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