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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 표심 "동양 경영 불만, 유진 신뢰 의문"

  • 2016.03.30(수) 16:48

[유진, 동양 M&A]
'불만·불신' 고성 오간 동양 주총..유진 안건 부결
"현 경영진 지지하는 것 아니다" 동양 측에 경고도

30일 서울 종로 YMCA 빌딩 본관 강당에서 열린 동양의 주주총회는 시종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총 시작 전. 주총장 한 켠에선 동양 측 변호사들이 동양과 유진 양 쪽에 중복해 위임장을 써준 주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느 쪽에 위임할 것인지 확인하고 있었다. 위임장 확인은 주총 개회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가 넘어서도 계속 이어졌다.

 

시작이 늦어지자 이곳 저곳에서 주주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가벼운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예정보다 30분이 지난 10시30분이 돼서야 개회했다. 

 

 

◇ 동양엔 '불만' 유진은 '불신'

 

주주장에 마련된 300여개의 좌석 대부분은 소액주주들인 개인투자자들로 채워져 있었다. 소액주주가 가진 지분은 동양 전체 주식의 70%를 웃돈다. 주총이  시작되자 주주들은 기다렸다는 듯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며 동양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한 60대 남성 소액주주는 의장인 김용건 동양 대표이사의 인사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발언권을 얻어 “김 사장은 동양에서 몇 년 일했냐"고 물어 단상에 선 김 사장을 당혹케 했다. 

 

이 주주는 "2000년대 초 1만주를 가지고 있었지만 주식이 지금은 10주로 쪼그라들었고 재산피해도 크다. 그 고통을 아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한 기간을 물어봤다"며 과거 동양의 경영상태 악화를 질타했다.

 

소액주주들은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유진 측에 대해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한 40대 남성 소액주주는 "유진그룹의 경영참여 목적에 의심이 든다”며 “과거 인수했다가 차익만 남기고 매각한 하이마트 사례처럼 정상적인 경영활동보다는 경영권 확보 뒤 기업을 다시 매각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출자전환 채권 피해자 대표라고 밝힌 한 40대 여성 주주는 “유진그룹이 동양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면 정당하게 장내에서 33% 이상의 주식을 매입한 뒤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 "유진, 떳떳하게 지분 확보하라"

 

주총에 참석한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이사는 "유진이 동양 경영에 참여해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사수를 늘리려는 것도 주주들의 의견을 더욱 많이 동양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비용 등 부작용을 지적했다. 유진 측 안건인 이사수 증원에 대해 한 60대 여성 주주는 "현재 10명인 이사 수도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며 "유진이나 파인트리가 제안한대로 이사수를 늘리면 불필요한 비용이 20억여원의 더 들 것"이라고 따졌다.

 

한 50대 남성 소액주주는 "유진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면 정당하게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차지해야 한다"며 "파인트리와 연계해 이사만 입성시키겠다는 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1시 30분이 돼서야 시작한 표결에서는 파인트리와 유진이 각각 상정한 '이사의 수를 10명 이내에서 16명(15명) 이내로 증원하는 안건'이 모두 의결조건(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찬성)에 닿지 못해 부결됐다. 유진은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고 동양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결과였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잘해서 동양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동양 채권 피해자라고 밝힌 50대 남성 소액주주는 "동양 경영진이 원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주주들이 동양을 신뢰해 밀어준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유진이 주가를 끌어 올려 주주이익을 제고할 것을 약속한다면 경영 참여를 지지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3월25일 기준. ▲그래픽 = 김용민 기자 /kym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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