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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 카페베네'

  • 2016.03.31(목) 17:34

이디야 회장 "기본 지키겠다".. 최다매장 성과
카페베네 대표 "본질 놓쳤다”..경영권 빼앗겨

 

“화려하진 않아도 기본을 지키고 커피 하나만 바라보고 왔다.”(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빠르고 쉬운 성과에 집중하면서 본질(커피 맛)을 놓쳤다.”(최승우 카페베네 대표이사)


카페베네와 이디야가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비전을 발표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두 브랜드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극명히 엇갈린다. 한때 국내 최대 매장을 보유했던 카페베네는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주인이 바뀔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졌다. 반면 이디야는 싸구려 커피 이미지를 벗고 매장수를 1800여개까지 늘리며, 안정적 성장괘도에 올라탔다.

 

무엇이 운명을 갈랐을까? 두 회사 대표는 한눈팔지 않고 본질 집중했느냐 여부가 성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사진 =회사 제공)

 

◇ 이디야 “커피 외길..앞으로 커피맛 충실”

31일 문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1년 1호점을 연 뒤, 15년간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며 “우직하게 커피만 바라보고 외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금융권 출신인 문 회장은 2003년 인수한 이디야를 내실이 튼튼한 회사로 키웠다. 이디야는 커피 전문점 중 점포수가 가장 많음에도 폐점 매장수는 가장 적다. 이디야 가맹 점주들이 그만큼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문 회장은 2020년까지 매장 3000개를 열어, 매출 1조원(가맹점 제외 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비전도 내놨다. 지난해 가맹점 매출을 제외한 이디야커피 매출은 1355억원으로, 5년 내 규모를 약 4배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문 회장은 규모를 키우겠지만 기본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본인 커피 맛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디야가 성공의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2005년 중국 베이징에 이디야 매장을 냈다가, 쫄딱 망했다. 문 회장은 “성질이 급하게 중국에 진출했다”며 “당시 살이 10kg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중국을 우습게 봐선 안 된다”며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문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해 처절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최근 태국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합작사 설립 준비를 했는데, 상대가 욕심을 부려 계약서 서명하기 직전 사업을 접어버렸다”며 “2005년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이사 (사진 = 회사 제공)

 

◇ 카페베네 “커피맛 없다..본질 집중 못해 반성”

          

반면 지난 28일 열린 카페베네 기자간담회 분위기는 이디야와 달랐다. 회사 비전을 발표하기 전 최 대표는 왜 회사가 위기에 처했는지에 대해 뼈아픈 반성을 내놨다. 작년 말 구원투수로 영입된 최 대표는 “신사업으로 빚어진 손실 탓에 커피 맛과 서비스 등 본질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나 주위 지인들이 카페베네 커피 맛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창업자인 김선권 전 회장의 경영성과에 대해 뼈아픈 반성문을 내놓은 것이다. 2008년 김 전 회장이 창립한 카페베네는 스타마케팅을 앞세워 초고속 성장했다. 매장수는 900개를 넘어섰고, 매출은 2012년 2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성공신화는 쉽게 무너졌다. 작년 매출은 1101억원으로 3년 만에 반토막났고, 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마인츠돔(빵집), 블랙스미스(레스토랑) 등 새롭게 손을 댄 사업마다 실패했다. 중국내 매장 500개를 돌파하며, 성공했다고 자부했던 중국 사업은 합작사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지난해 김 전 회장은 회사를 사모펀드(K3)에 넘겨야만 했다. 커피 프렌차이즈의 성공신화가 8년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최 대표는 "국내서 가장 빨리 1000호점을 개설하고 해외서 상당한 성공한 신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양적 성장에 집중하다보니 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본질을 놓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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