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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통큰 베팅…현대·채권단 모두 웃었다

  • 2016.04.01(금) 14:18

[현대증권 품은 KB]⑥
KB금융 입찰가 1조원 제시 …현대상선·증권 모두 안도
구조조정 막바지…남은 과제는 용선료 인하, 채무조정

KB금융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마지막 남은 대어인 현대증권을 잡기 위해 1조원을 배팅하면서 일단 모두 웃었다.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채권단과 현대상선은 물론, 현대증권도 새 주인이 KB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B금융이 인수하는 현대증권 지분은 주식의 22.56%다.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선 인수가로 6000~7000억원을 예상했는데, KB금융은 이를 훨씬 넘어서는 1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KB금융이 경쟁자인 한국투자금융을 제치기 위해 통 큰 배팅을 했다.


◇ 현대상선·채권단, 구조조정 청신호

이번 매각 성사로 일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채권단과 현대상선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대금은 산업은행과의 협의로 현대상선의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하겠다"며 "이로써 자구안 완료 이후 사업 정상화와 재무구조 안정화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에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현대엘리베이터 등에 갚아야 할 주식담보대출 3500억원가량을 제외한 6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일단 매각대금이 당장 현대상선으로 유입되지 않는 탓에 각종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매각이 최종 성사하는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내건 용선료 인하 협상과 비협약 채권 채무조정도 시급한 과제다. 
 
채권단은 이번 매각 흥행을 계기로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지난달 30일 현대상선 실사 법인을 선정하고 자금관리단을 파견해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 현대증권 안도의 한숨…KB "구조조정 미세한 수준"

새 주인을 맞는 현대증권의 경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대증권 직원들은 한국금융지주로의 매각을 꺼려왔다. 한국투자증권과 사업 모델 등이 겹쳐 구조조정 강도가 셀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증권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KB금융지주의 경우 이런 우려가 덜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이 미세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당장 구조조정을 고민하진 않고 있다"며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B금융그룹 전체가 시너지를 내는 방안에서 현대증권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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