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금을 많이 납부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익을 많이 낸 기업들이 법인세도 많이 낸다. 이들이 낸 세금은 국가 예산에 반영돼 국민에게 되돌아간다.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세금 성적표를 공개한다. [편집자]
대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가 확 줄었다.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이 세무당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총 1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넘게 감소했다. 반면 국세청이 전체 기업을 상대로 걷은 법인세 수입은 지난해 45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수치상으로는 100대 기업의 세금 부담이 가벼워졌지만, 실제로 전년보다 법인세가 줄어든 기업은 44곳이었다. 절반이 넘는 대기업들은 법인세를 더 많이 냈다는 의미다. 100대 기업의 세금이 감소한 배경에는 국가 법인세 수입의 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있었다.
◇ 삼성전자 머쓱한 1위
지난해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총 3조1215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2위인 현대자동차(1조558억원)보다도 3배 많은 세금을 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은 국가 법인세 수입의 7%, 매출 100대 기업의 26%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년에 비해서는 법인세 납부액이 1조3000억원 감소했다. 1년 사이 줄어든 세금이 현대자동차의 한 해 납부액보다 많다. 100대 기업의 총 법인세 납부액이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100대 기업의 총 법인세 납부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법인세가 줄어든 것은 영업이익과 관련이 있다. 2013년 21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부터 13조원대로 떨어지면서 법인세도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3조원대의 법인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법인세 Top10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 3위는 8872억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였다. 전년보다 납부액이 5500억원 늘어나면서 1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이후 2년 연속으로 법인세 증가액 1위를 고수했다.
이어 현대모비스와 포스코가 각각 6592억원과 4541억원으로 4~5위권을 형성했고, 기아차와 KT&G, 현대제철, 롯데케미칼, 삼성물산이 각각 2000억원대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톱10'에 올랐다.
11위는 2143억원의 법인세를 낸 롯데쇼핑이 차지했고, SK이노베이션과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화학, KCC, 삼성중공업, 한국타이어, 고려아연, 네이버가 각각 1000억원대 법인세로 2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 세금 돌려받은 기업들
매출 100대 기업 가운데 세금을 환급받은 기업들도 있었다. 기업이 각종 공제를 통해 감면 받은 세액이 납부할 법인세보다 더 컸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과 동국제강, OCI,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 LG전자, 한진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현대상선, 코오롱글로벌, 한진해운, 두산건설 등이 법인세를 돌려 받았다.
삼성중공업과 롯데쇼핑, LG화학, 기아차, 현대중공업, OCI는 2014년보다 법인세가 1000억원 넘게 줄었다. 이밖에 두산중공업과 이마트, 현대건설, LG전자, 현대글로비스, 대우건설, 한국타이어, KT, CJ제일제당, SK텔레콤, 대우조선해양, 효성, 롯데하이마트도 전년대비 법인세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 법인세 산출방식
상장기업 분석회사인 에프엔가이드의 지난해 매출 순위를 기반으로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분석대상은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 기업이며, 금융·보험사는 제외했다.
법인세 납부내역은 개별 기업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현금흐름표에서 추출했다. 회계상의 추정치인 '법인세비용'과 달리 기업이 실제로 세무서에 납부한 법인세를 기준으로 삼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