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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기승전유(油)…향배 짚어보니

  • 2016.04.19(화) 11:22

유가따라 연일 희비…산유국 감산 불발로 불안감 증폭
전문가들, 미국 더 주시해라…하반기 반등 기대 여전

요즘 증시를 보면 유가 앞에 장사가 없다. 국내외 증시가 모두 유가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카타르 도하 회의에서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합의 불발에 이어 밤사이 나온 쿠웨이트의 감산 소식에 주가가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전날(18일)의 경우 유가 급락하자 일본 지진에 따른 수혜 기대감은 일찌감치 뒷전으로 밀렸다.

 

시장에서는 산유국 감산 합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유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증폭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미국의 원유생산 감소만큼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반등 기대가 여전한 점은 위안 삼을만 하다.

 

 

◇ 글로벌 증시, 유가 따라 연일 희비

 

지난 17일(현지시간) 도하 회의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 동결 합의에 실패하자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특히 이란이 회의에 불참하고 이를 질타한 사우디가 증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좀처럼 산유국 사이의 의견이 좁혀지기 힘든 상황임을 재확인시켰다. 실망감에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것은 물론이다.

 

18일(현시시간)에는 쿠웨이트 석유업체 파업으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유가가 낙폭을 축소하자 뉴욕 증시가 반등했고 국내 증시도 반등 중이다. 유가를 따라 연일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다.

 

이런 흐름은 연초부터 꾸준히 지속돼 왔고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증시 숨통을 터준 것을 감안하면 증시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유가가 하락하자 이머징 시장 전반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국내 증시 역시 일본 지진에 따른 수혜 기대보다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큰 양상이다. 

 

일단 쿠웨이트 산유량 감소 요인은 일시적인 성격이 큰데다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가 현실적으로 요원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되면서 일정부분 되돌림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다만 최근 유가 반등에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 가능성이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산유국간 합의 가능성이 최근 유가 반등을 예상하게 한 근거는 아니었다"며 "유가 급락에 따라 가격에 민감한 주체들의 생산이 빠르게 감소할 것이란 점이 주된 근거였다"고 설명했다.
 

◇ 산유국 감산불발보다 美 주목..반등기대

 

결국 시장의 관심은 주요 산유국의 행보와 함께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 한동안 유가 하락을 주도했던 것이 셰일오일 혁명을 통한 미국의 폭발적인 원유생산 증가였고 이들의 생산 감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이다.

 

시장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유국들의 감산보다는 미국의 셰일생산 감소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CNBC 등은 미국 셰일오일이 유가 급락을 부추겼고 이제는 그것을 끝낼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실패에도 이미 시장이 원유시장에서의 미국의 위상강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상품전략 헤드는 "항상 미국이 (원유수급의) 주된 요인이었고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이라며 "미국의 원유 감산을 감안하면 국제 유가가 3분기 40~45달러로 오른뒤 연말에는 5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주요 셰일오일 생산 7개 지역 전월대비 생산 증감 추이(출처:한국투자증권)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원유 시장이 올 하반기에는 균형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의 원유생산은 작년 4월 일평균 970만배럴에서 정점을 찍고 지난주 900만배럴까지 감소하며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 여름쯤에는 830만배럴까지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하이투자증권도 "미국 원유가 생산 감소세를 보일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동안은 유가 반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근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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