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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로열티·배당 1300억 해외로..피해자 보상은?

  • 2016.04.19(화) 17:04

2002~2010년 배당·로열티·경영자문료 펑펑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도 지급 가능성 높아

(그래픽 = 김용민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가장 많이 양산한 것으로 지목받은 옥시 레킷벤키저(옛 옥시)가 공식 사과나 피해자 보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가운데, 영국 본사 및 관계사에게는 매년 수십 억원에서 수백 억원의 배당, 로열티, 경영자문료 등을 지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옥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9년간 영국 본사 등에 지급한 배당·로열티·경영자문수수료는 총 1308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490억원, 로열티 484억원, 경영자문수수료 280억원 등이다.

 

옥시는 2001년 레킷벤키저엔브이(Reckitt Benckiser N.V.)가 동양화학공업의 생활용품사업부를 인수해 만든 회사로, 2009년 12월 최상위 지배회사인 레킷벤키저피엘씨(Reckitt Benckiser plc)가 다시 레킷벤키저엔브이로부터 주식 100%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있다.

 

레킷벤키저는 손세정제 데톨(Dettol), 콘돔 듀렉스(Durex), 방향제 에어윅(Air wick), 풋케어 숄(Scholl)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에선 옥시크린, 쉐리, 에어윅, 물먹는하마, 이지오프뱅, 비트, 숄 등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 헬스케어 제품도 판매중이다.

 

우선 옥시는 2003년 당시 대주주였던 레킷벤키저 N.V. 및 관계사 레킷앤 콜만(Reckitt & Colman(Oversea) Ltd.UK)과 매출의 3~4%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2007년부터 로열티 산정기준을 매출의 2.625~5%로 변경했고, 회사 매출이 늘면서 로열티도 불어났다. 로열티는 2003년 40억원에서 대주주가 레킷벤키저 plc로 바뀐 2010년에는 87억원으로 7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 옥시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배당, 로열티, 경영자문수수료로 1308억원을 영국 본사와 관계사에 지급했다.


또 옥시는 레킷벤키저 코퍼레이트 서비스(Reckitt Benckiser Corporate Services Ltd)와 레킷 벤키저 싱가포르에 경영자문 수수료도 지급했다. 경영자문 수수료는 2003~2007년까지 10억원대에 머물다가 2008년 59억원, 2009년 69억원, 2010년 72억원으로 급증했다. 로열티에 육박할 정도로 경영자문 수수료가 비싸진 것이다.

옥시는 94억원(2003년), 180억원(2008년), 270억원(201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49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고스란히 옥시 지분 100%를 보유한 레킷벤키저 plc로 지급됐다. 특히 2010년엔 한해 영업이익(209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빼갔다.

이후 2011년부터 옥시의 경영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옥시가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하면서다. 현행 법상 유한회사는 외부감사에서 제외돼 기업 경영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불어져, 경영정보를 숨기기 위해 유한회사로 갈아타지 않았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로열티와 경영자문수수료는 계속 지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로열티 계약의 경우 해지통지가 없거나 계약서상 해약요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영구히 존속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본사 영업보고서 상에도 한국 법인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지 않았다.

2014년 사명을 옥시에서 레킷벤키저의 앞글자를 딴 RB코리아로 바꿨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커지자 사명에서 옥시를 지워버린 것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로 국내에서만 총 530명이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사망자 146명 가운데 103명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조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올해들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옥시 관련자들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불거진 2011년 당시 옥시 대표이사는 인도 출신의 거라브제인이 맡고 있었다. 그는 2012년 10월 후임자인 인도출신 사시쉐커라파카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줬다. 2014년 6월부터는 방글라데시 출신인 아타울라시드사프달이 한국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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