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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도 두 손 들었다'…결국 자율협약 추진

  • 2016.04.22(금) 17:05

조양호 회장 경영권 포기…25일 구조조정안 제출
조건부 자율협약 맺을 듯…법정관리 가능성도

현대상선에 이어 결국 한진해운도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키로 했다. 유동성 위기를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내놓기로 했다. 감자도 실시한다.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선언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자율협약이다.

 

한진해운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오는 25일 한진해운이 제출하기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받아본 이후 최종적으로 자율협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안에는 용선료 인하 협상과 감자 등의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현대상선 때와 마찬가지로 한진해운과도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는 물론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 현대상선과 비슷한 수준의 자율협약을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진해운이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다.


▲ 단위:억원.

채권단은 현재 한진해운이 제출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내용과 용선료 인하 방안 등을 살펴본 후 만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로 한만큼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보려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1위의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은 그동안 자구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한진그룹은 유상증자 참여, 한진해운 영구채 인수 등 지난 2013년부터 약 1조원 가량을 한진해운 살리기에 투입해왔다. 한진해운도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계속된 업황 부진과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 지속으로 결국 두 손을 들게 됐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부채는 3월말 현재 5조6000억원 선이다. 부채비율은 847%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한진해운의 채권 규모만도 6000억원이다. 당장 오는 6월과 9월 도래하는 1900억원, 310억원의 공모사채 만기 상환도 빠듯한 상태다. 아울러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고가의 용선료도 한진해운을 실적 부진의 늪으로 밀어넣은 원인이다. 올해 한진해운의 용선료 예상액은 9288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2년 11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데 이어 지난 2013년에는 4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자산 매각과 한진그룹으로의 편입에 따른 그룹 차원의 지원 등에 힘입어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반면 매출액은 매년 약 1조원가량씩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시장 등에서는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룹 계열사와 정부, 채권단이 함께 나서야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와 자구 노력에도 불구 결국 업황 부진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자율협약 신청에 들어가게 됐다.
 
한진그룹은 "해운업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돼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며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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