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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현대중공업, '샴페인' 못 터뜨리는 이유

  • 2016.04.26(화) 13:29

5곳 계열사 대표들 '회사살리기 동참' 호소
"흑자전환은 외부역량 덕분…수주절벽 현실화"

현대중공업이 10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더 침울하다. 수주절벽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26일 최길선·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윤문균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김재훈 힘스 대표이사, 이홍기 현대E&T 대표이사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조선 관련 5개사 대표들은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5개사 대표들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회사 경영 실적 설명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일감부족에 대한 우려, 비용절감 방안 등을 설명하며 회사 살리기를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10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1분기 실적에 대해 “현대중공업 가족 모두의 노력으로 10분기만에 흑자 전환됐다”며 “하지만 흑자전환이 우리 내부의 역량보다는 외부요인의 영향이 더 컸다. 기뻐하기보단 일감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더 큰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선박수주는 5척밖에 못했고 해양플랜트 역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수주를 못했다”면서 “일감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도크가 비는 것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과거처럼 수천억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안되는 일을 되는 것처럼 수주할 수 없다"며 "현재 시공 중인 해양공사도 9월이후 대부분 완공돼 일감이 대폭 줄어든다"고 밝혔다.

대표들은 "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사업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예외가 아니다"라며 "엔진은 조선경기 불황의 여파를 그대로 받아 수주가 전년대비 40% 줄었고 전기전자도 회전기, 전장품 등에서는 30% 가까이 수주가 줄었다. 건장은 중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 등으로 판매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새로 발주된 선박 물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 조선소에서 가져갔다"면서 “이제 일감확보를 위해 중국 조선소와 경쟁해야 하며 가격, 품질, 납기 등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 일자리는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5개사 대표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연월차 촉진 제도를 적극 시행키로 했다.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대표들은 “5월 1일부터 주말과 공휴일 등 휴일근무 폐지, 향후 고정 연장근로 폐지, 안식월 휴가, 샌드위치 휴가 등을 통한 연월차 촉진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드리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회사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회사가 정상궤도로 회복되면 고통분담에 동참한 임직원들에게 보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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